▲ 조영욱(왼쪽)은 지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서 골 맛을 봤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인천, 유현태 기자] 포르투갈은 27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2017 C조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이란을 2-1로 이겼다. 전반 4분 만에 실점하며 끌려가다가 후반 9분 곤싸우베스가 동점 골을 터뜨렸고, 후반 41분 알렉산드리 실바가 역전 골을 넣었다.

이란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포르투갈은 조별 리그에서 1승 1무 1패를 거뒀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천신만고 끝에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이다. 

포르투갈은 조별 리그에서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치렀다. 개인 기술이 뛰어나고 공격 전술도 꽤 유기적이다. 그러나 촘촘한 수비를 뚫는 데는 애를 먹었다는 문제가 있다. 한국이 조별 리그에서 만났던 아르헨티나와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 뛰어난 개인 기술, 주도권 다툼에 강하다

선수 개개인의 기술이 뛰어나다. 주제 고메스, 디오고 곤싸우베스, 안드레 히베이루, 브루노 샤다스 등 공격수들에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수비형 미드필더 플로렌티누 루이스, 미겔 루이스도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볼 간수 능력이 뛰어나고 드리블도 좋다. 

성급한 전방 압박을 펼치면 드리블 돌파에 당하기 십상이다. 빌드업도 침착하게 잘한다. 긴 연결보다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공을 주고받으며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공격적 재능을 가진 측면 수비수들도 빌드업에 큰 도움이 된다.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고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즐긴다. 1-2로 진 잠비아전에서도 점유율은 56%를 기록하며 압도했고, 수비적으로 나선 이란을 맞아선 6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완전히 밀어붙였다. 코스타리카전에서 45-55로 점유율에선 밀렸지만 후반 25분 루벤 디아스가 팔꿈치를 사용해 퇴장 명령을 받은 여파가 있었다. 어떤 팀을 만나서도 주도권 다툼을 벌일 팀이다.

▲ 포르투갈의 이란전 선발 명단, 후반 전술 변화 뒤 포진도.

# '측면 공격 활발' 공격 전술에 무게

주도권을 잡는 팀답게, 공격 전술에 무게가 실린다. 뛰어난 후방 빌드업에서 시작해 좌우로 경기장을 크게 쓰면서 공격을 전개한다. 

핵심은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이다. 포르투갈의 측면에 있는 곤싸우베스와 안드레 히베이루는 기술을 갖췄다. 왼쪽 날개 곤싸우베스는 드리블이 좋고 오른발 킥이 좋아,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공격에 능하다. 측면 공격수가 움직이고 나면 생기는 공간을 측면 수비수들이 활용하면서 측면 공격에 힘이 실린다.

이란전에선 밀집 수비를 깰 공격 완성도를 보여 줬다. 0-1로 뒤진 채 전반전을 마친 뒤 풀백을 전진시키고, 후반 4분 만에 수비수 프란시스코 페루를 빼고 공격수 엘데르 페레이라를 넣는 초강수를 뒀다. 대신 미드필더 플로렌티누 루이스를 수비로 내리면서 최후방에 2명의 수비수를 놓고 8명이 공격을 펼치는 '공격 일변도' 전술을 펼쳤다. 이란은 공세에 제대로 견디지 못하고 수비로 물러났고, 공격에 견디지 못하고 2실점하며 패했다.

# 페널티박스 근처 세밀성 떨어진다

개개인 기술이 뛰어나고 전술적으로도 공격적이고 빌드업도 좋다. 중앙 미드필더 샤다스는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에서 자유자재로 패스를 받으며 돌면서 공격 흐름을 살린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3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포르투갈의 약점을 여기서 읽을 수 있다.

중앙에서 유기적이고 간결한 패스 연결이 부족하다. 후방에서 패스 전개는 잘 이뤄지는데 페널티박스 근처에 오면 공격수들의 개인 돌파에 의존도가 높아진다. 촘촘한 수비 라인을 좀처럼 돌파하지 못한 이유다. 풀백의 공격 가담까지 더해 측면에선 어느 정도 공격이 활기를 띠지만 밀도가 높은 중앙에선 공격이 답답했다.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에도 물음표가 있다. 주전 공격수 고메스는 아직 무득점이다. 이란전에선 후반 23분 결정적인 찬스에서 부정확한 헤더로 찬스를 날렸다. 오른쪽 공격수 안드레 히베이루 역시 슈팅 타이밍이 늦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아르헨티나전 같은 수비 집중력을 유지한다면 막지 못할 정도의 공격은 아니다. 
▲ 공을 다투는 안드레 히베이루(왼쪽). ⓒ연합뉴스

# 역습에 약점 있다

주도권을 강조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쓰고, 페널티박스에서 마무리 짓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에서 한국의 '대책'도 찾을 수 있다. 

공격적인 전술을 펼치려면 수비 라인을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 수비 뒤에 넓은 공간이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공격적인 전술을 쓰기 때문에 공수 밸런스가 깨지는 경우도 있다. 이란은 개인 능력에 의존한 역습을 펼쳤다. 기술과 몸싸움이 좋은, 최소한의 인원으로 역습을 펼쳤다. 어느 정도 위협적인 돌파도 보였지만 기술을 갖춘 포르투갈 선수들을 뚫을 순 없었다. 오히려 단순한 방식으로 롱킥과 개인 돌파를 반복해 스스로 역습 기회를 잃었다. 여러 명의 선수가 패스와 침투로 역습 전개를 한다면 포르투갈의 골문을 더 쉽게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은 지난 기니, 아르헨티나전에서 역습으로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전 전반 18분 페널티박스부터 역습을 시작해 이승우의 마무리로 선제골을 뽑았다. 신태용 감독 역시 "수비에서 공격 전환 때 카운터 어택을 어떻게 잘하느냐에 따라 16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역습 전술을 가다듬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다. 조별 리그에서 포르투갈을 꺾은 잠비아의 예가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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