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연(가운데)이 데뷔 첫 홈런을 치고나서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김성근 한화 전임 감독은 "투수와 내야수가 부족하다"고 집으면서도 "2군에서 부를 선수가 마땅치 않다. 육성 선수로 눈을 돌려도 등록 선수 가운데 한 명을 방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애매하다"고 아쉬워했다.

급박한 위기 상황에선 송창식 권혁 정우람 등 여전히 지난해 필승조가 나왔고, 주전 3루수 송광민은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경기에 뛰었다.

지난 20일과 21일 홈에서 넥센과 경기한 한화 야구는 다소 생소했다. 3연전 첫 날인 20일 5-5로 동점을 허용하고 1사 1, 2루에 몰려 있을 때 송창식 등 기존의 필승조가 아니라 강승현이 등판했다. 그런데 강승현은 2루수 병살타로 역전을 막더니 6회엔 삼진 3개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6-5로 이기고 구단 자체에서 선정한 수훈 투수상을 받았다. 21일 경기에선 19살 김태연이 1군 데뷔 첫 타석에서 지난해 신인왕 신재영이 던진 초구를 홈런으로 만들었다. 신인의 첫 타석 초구 홈런은 역사상 처음이다.

두 선수는 올 시즌을 육성 선수로 출발한 '비주류'였다. 하지만 1군 경기가 없는 월요일인 지난 5일 한화와 삼성의 퓨처스리그 경기가 열리는 서산 한화 2군 구장을 찾은 이상군 감독 대행의 눈에 들어 정식 선수가 됐고, 정식 선수로 전환한 당일 1군 등록과 함께 경기에 출전하는 기쁨을 누렸다.

이 대행은 지난달 24일 감독 대행직을 맡고 난 뒤 꾸준히 2군 기록을 살폈고 "여러 선수들을 직접 보고 싶다"는 이유로 TV 중계가 있는데도 쉬는 날 직접 발걸음을 옮겼다.

20일 경기에서 강승현을 과감하게 기용한 이 대행은 "강승현이 워낙 좋아서 급박한 상황에 쓰겠다고 생각을 했다. 믿었기 때문에 결과에 따른 부담은 갖지 않았다"며 김태연을 1군에 등록하자마자 선발로 내세운 이유로 "2군에 있는 선수들이 1군에서 백업으로만 뛰는 장면을 보면 의미가 있겠나. 2군을 거쳐 1군에서 선발로 뛰는 선수들을 봤을 때 그들도 동기 부여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 선수단의 평균 나이는 29.4세로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 리그 평균인 27.5세, 가장 어린 25.9세와 차이가 컸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박종훈 신임 단장을 임명하면서 중, 장기 우수 선수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세웠다. 유망주 유출을 막고 부족한 전력은 내부 유망주 발굴 및 박 단장이 지휘하는 트레이드로 보강할 방침을 확립했다. 강승현과 김태연 등 새 얼굴들의 발굴이 고무적인 이유다.

이 대행은 "이밖에 2군에 괜찮아 보이는 왼손 투수들이 몇 명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아직 77경기가 남아 있다. 베테랑들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당장 많은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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