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이 다시 기지개를 켰다. 한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며 배구 부흥을 일으켰다. 김연경이란 뛰어난 선수를 앞세워 세계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도쿄 올림픽을 3년 남겨 둔 가운데 돛대를 올린 한국은 기존 올림픽 멤버와 젊은 선수들이 뭉쳤다. 런던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이루하지 못한 메달의 꿈을 향해 출항을 선언한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을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만나 봤다.

① '출항' 홍성진호의 첫 번째 목표, "GP 2그룹 우승"

② '포기를 모르는 배구 여제' 김연경 "가장 큰 목표 이뤄야죠"

③ 박정아-이소영, "우리는 경쟁자 아닌 협력자"

④ 대표 팀 생존을 위한 서바이벌 게임 생존자는?

▲ 홍성진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 ⓒ 조영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취재 조영준 기자, 영상 정찬 기자] "중요한 것은 지도자와 선수들의 소통입니다. 대화와 의견이 잘 이뤄져야 서로 간의 신뢰가 쌓이죠.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통의 배구'를 강조한 홍성진(53) 여자 배구 대표 팀 감독의 시간은 2020년 여름에 맞춰져 있다. 남은 3년간 최고의 대표 팀을 만들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에는 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8년 전, 당시 대표 팀 감독이었던 김형실(66)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장을 보좌했다. 코치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5년 만에 지휘봉을 잡았다. 홍 감독은 효성배구단과 현대건설을 지휘했다. 그는 평생 여자 팀을 맡으며 누구보다 여자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 '보좌관'에서 '마에스트로'가 된 홍 감독은 "대표 팀 지휘봉을 잡은 것은 영광이지만 책임감도 크다"며 대표 팀 감독의 무게감을 밝혔다.

보좌관에서 마에스트로가 된 홍 감독, "선수들과 친밀한 관계가 소통의 밑바탕"

올해 한국이 출전해야 할 국제 대회는 4개다.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는 다음 달 중순 시작한다. 그다음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해야 하고 그랜드 챔피언십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 도전한다.

홍 감독은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과 이어진 인연의 끈을 끊지 않았다. 이러한 친분과 신뢰는 이번 대표 팀 소집으로 이어졌다.

"저는 런던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선수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지금은 얘기하거나 눈치만 봐도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점 때문에 운동할 때 편하고 쉬운 점이 많아요."

홍 감독의 시계추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졌다. 올해는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젊은 선수들을 테스트하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들 기량과 팀 전력을 끌어올릴 생각이다.

팀의 기둥인 김연경(29, 중국 상하이)의 활용 방안도 홍 감독의 고민거리다. 그는 "김연경은 한국 대표 팀의 주축이다. 올해 4개 대회가 있는데 한 대회는 쉬게 해 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대회에서는 주전으로 기용하고 나머지 2개 대회는 상황을 보면서 조절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 연습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홍성진 감독(가운데) ⓒ 조영준 기자

그랑프리 목표는 2그룹 우승, 홍성진호의 첫 번째 미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멤버와 비교해 세대교체가 이뤄진 포지션이 있다. 팀을 이끌어 가는 '야전 사령관'인 세터다. 한국 여자 배구를 이끌어 온 베테랑 세터 김사니(36)는 은퇴했고 이효희(37, 도로공사)가 대표 팀을 떠났다. 지금은 3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팀을 지휘할 새로운 세터가 필요하다.

"세터는 우선 이소라(30, 도로공사)와 염혜선(26, 현대건설)을 다각적으로 기용해 볼 생각입니다. 올해 대회에서는 여러 선수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고 2명을 조기에 발굴하려고 합니다. 또 한 자리는 김연경과 레프트를 맡을 선수인데 기존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본 뒤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뽑아 볼 생각이에요."

한국이 속한 2그룹에는 독일, 카자흐스탄, 아르헨티나, 페루, 폴란드, 불가리아, 콜롬비아 등이 있다. 홍 감독은 "남자 선수들이 (월드 리그에서) 잘해서 부담이 좀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열심히 연습하고 잘 준비하면 6승에서 7승을 할 수 있는데 목표는 2그룹 우승이지만 우선은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소집된 이후 21일 처음 연습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남자 대학 팀인 충남대였다. 첫 연습 상대로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지만 매 세트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김연경은 가벼운 발목 부상으로 이 경기에 뛰지 않았다. 김연경이 빠졌지만 끈질긴 수비와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들의 분전으로 남자 대학 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올해는 테스트 기간이고 내년부터 성과를 내고 싶다고 밝힌 홍 감독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뭉친 선수들의 열정이 강하다.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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