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훈은 한화에 이적하고 주전 포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김건일 기자] 두산에 있을 때 6시즌 동안 타율이 2할대 초반에 그쳐 '수비형 포수'로 불렸던 최재훈(28)은 올 시즌 한화로 이적하고 나서 공격력을 갖춘 포수로 바뀌었다.

23일 현재 타율이 0.337다. 출루율은 0.422, OPS는 0.860이다. 단발성이 아니라 104타석에서 남긴 기록이다. 22일 넥센과 홈 경기에선 4회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가 9-12로 뒤져 있던 8회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쳐 13-12 역전승에 발판을 놓았다.

최재훈은 "단지 볼에 스윙하지 않고 스트라이크에만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리고 마음을 먹었을 뿐"이라며 "볼에 잘 속지 않는 점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최재훈은 2012년부터 4년 동안 타석당 BB/K(볼넷/삼진) 비율이 0.3을 넘지 않았는데, 올 시즌엔 이 기록이 0.70으로 높아졌다. 프로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4년부터 3년 평균 헛스윙 비율이 15.3%였는데 올 시즌엔 8.2%로 크게 줄었다.

최재훈은 "자신감이 큰 이유다. 솔직히 두산에 있을 땐 경기에 가끔 나가서 자신감이 없었다. 눈치를 많이 보고 안 맞으면 어디에 숨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서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두산 최경환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 주셨고, (박)건우도 그랬다. 아, (국)해성이는 나에게 동영상을 보여 줬다. 메이저리그에 러셀 마틴이라는 포수가 있는데 이렇게 한 번 쳐 보라고 했다. 동영상을 보고 연습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도 바뀌었다. 최재훈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준비 자세다. 준비 자세를 바꿔서 자신감이 생겼다. (캠프에 있을 때) (민)병헌이 형의 준비 자세를 유심히 봤다. 난 원래 그냥 한 번 (방망이를) 앞으로 툭 내밀고 들어 갔는데, 병헌이 형은 방망이를 천천히 몇 번 내밀면서 투수를 쳐다본다. 한 번 따라해봤는데 집중이 잘 되고, 수싸움 등에 유리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잘 되고 있다"고 했다.

두산에서 6시즌 동안 271경기에 출전에 그쳤던 최재훈은 지난 4월 17일 한화로 트레이드 된 첫 날부터 선발 마스크를 쓰더니, 부상 때문에 한 달 가까이 빠졌는데도 팀 내 포수 가운데 가장 많은 35경기에 나섰다. 출전에 굶주려 있었던 만큼 수비할 때도, 공격할 때도, 주루할 때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햄스트링 통증을 있을 때 전력질주하다가 김성근 전임 감독에게 혼난적도 있다.

최재훈은 "경기를 많이 뛰니까 좋다. 출전 자체가 나에게 좋은 기회, 그리고 좋은 공부다. 몸이 힘들지만 난 즐겁다. 너무 재미있다. 힘들도 아프고를 떠나서 우선 팀이 이겨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포수가) 중간 입장에서 내가 처지면 팀이 무너지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하려 한다"고 말했다.

▲ 최재훈(오른쪽)은 지난 4월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배영수의 통산 130승을 도왔다. ⓒ한희재 기자

최재훈은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가 0.90다. 지난해 조인성 차일목 등으로 꾸려졌던 한화 포수진의 기록이 마이너스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다. 리그에선 지난 6년 동안 포수 골든글러브를 양분한 양의지(두산), 강민호(롯데)에 이어 3위다.

이러한 활약에 최재훈은 한화 팬들에게 '복덩이' 또는 '후니후니'라고 불린다. 최재훈이 2011년 두산에 있을 때 자신을 '후니후니'라고 표현했던 게시물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최재훈은 "요즘 팬들께서 '후니후니'라고 많이 부르는데 정말 창피하다. 정말 개구쟁이일 때, 철 없을 때 아이디를 '아기곰후니'라고 짓는 등 항상 '후니후니'를 입에 대고 다녔는데 나이가 드니까 쑥쓰럽다. 다시 생각하면 내가 이걸 왜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트위터 게시물을 없앴어야 하는데 깜빡하고 못 없앴다"고 진저리를 냈다.

최재훈은 "한화에서 자주 뛰니까 많은 분들이 좋은 말을 해 주신다. 이토 쓰토무 감독님도 가끔 통역을 통해서 연락을 하고, 두산에 계선 강인권 코치님께서도 좋아하신다"며 "무엇보다도 아내가 가장 좋아한다. 정말 많이 좋아한다. 아내가 도와 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많이 힘들었다. 힘들었을 때 옆에서 아내가 '내년에 하면 되지, 그런 것 갖고 그러냐'고 힘을 많이 줬다. 옆에서 많이 도와 줬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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