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레나도(왼쪽)가 22일 잠실 LG전 승리 뒤 우규민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키 204cm, 체중 108kg의 체격을 갖춘 우투우타 유형의 투수. 1989년 9월9일생으로 만 27세로 지난 2010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1라운드(전체 39순위) 지명을 받은 바 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146km, 최고 구속은 150km 수준이다. 또한 위력적인 커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큰 키에서 뿌려지는 각이 좋은 포심패스트볼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몇몇 선수가 떠오를 수 있겠지만 이 설명의 주인공은 삼성 외국인 투수 레나도다. 총액 100만 달러를 넘긴 거액의 외국인 투수. 그만큼 기대도 컸다. 보도자료의 설명 속엔 희망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 140km대 중. 후반을 찍어주리라 기대했던 레나도의 직구는 140km를 넘기는 일도 많지 않았다. 모든 구종의 스피드가 떨어졌다. 던지는 쪽에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혹이 제기됐을 정도다.

공도 완전히 뿌리지 못했다. 미국에서 뛰던 시절 레나도는 평균 1m80cm의 익스텐션(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오는 놓기까지의 거리)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한국에선 이 거리가 크게 짧아졌다. 첫 등판서 1m66cm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원래 공을 길게 끌고나와 때리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이 놓던 포인트가 뒤로 오게 되면 전체적인 밸런스가 흔들리게 된다.

흔히 포수가 투수를 향해 고개를 옆으로 갸웃거리며 공 던지지 말 것을 주문할 때가 이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투수의 릴리스 포인트는 뒤에 쳐져 있는데 빠르게 던지려다보니 제구가 흔들리고 공에 힘을 싣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가장 당황한 것은 삼성이었다. 분명 좋은 구위를 지닌 투수라는 판단을 했기에 거액을 들여 일찌감치 영입한 투수였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 동이 나오질 않으니 답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레나도는 점차 나아지고 있다. 그는 늘 "아직 내 베스트가 아니다. 더 보여줄 것이 남아 있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해왔다.

투구 추적시스템(트랙맨)은 레나도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해 레나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7.35km 이 수치가 한국에 넘어온 뒤 140km를 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22일 잠실 LG전은 레나도에게 분수령이 된 경기였다. 단순히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평균 구속은 물론 최고 구속에서도 인상적인 수치를 찍었다. 레나도의 원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변화들이 감지됐다.

이날 레나도의 최고 구속은 147km였다. 평균으로는 143.77km였다. 최고 구속은 7km정도, 평균 구속은 3~4km가 늘어난 것이었다. 다른 구종들도 나란히 구속이 증가했다.

힘만 잘 쓴 것이 아니다. 공에 힘을 실을 수 있는 효율적인 릴리스 포인트를 찾았다. 미국 시절 레나도가 좋았을 때 익스텐션은 1m80cm였다. 전술한 대로 이 수치가 10cm 이상 줄어들었었다.<표 참조>

LG전은 달랐다. 레나도의 직구 익스텐션은 1m79cm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거의 옛 폼을 되찾았음을 뜻한다. 다른 구종을 던질 때의 익스텐션도 미국에서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았다. 자신이 폼 속에서 최대한 공을 끌어내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음을 뜻한다.

레나도는 이날 5이닝 6피안타 3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2승 째를 따냈다. 아직까지 그에게 기대했던 1선발의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 만은 분명하다.

어쩌다 컨디션이 좋아 하루 긁힌 것이 아니다. 그가 미국에서 좋았을 때의 폼과 릴리스 포인트를 찾아가고 있음을 트랙맨 데이터는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조금씩 늘려가도 좋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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