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그닝요(위)와 김신.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부천, 유현태 기자] 패배한 부천도 승격의 꿈을 이루기 위한 희망을 확인했다.

부천FC1995는 24일 '헤르메스 캐슬'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8라운드에서 수원FC에 0-1로 패했다.

선 수비 후 역습. 부천의 전술을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지난 시즌부터 부천은 수비를 단단히 한 뒤 역습으로 '실리'를 찾는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했다. 다득점보단 실점을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부천은 수원FC전에서 활발한 공격 전개를 펼쳤다.

정갑석 감독 부임과 함께 부천의 색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 직선적인 역습 전개에, 아기자기한 패스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바그닝요, 진창수와 이번 시즌 영입한 김신이 어울리며 스리톱의 공격력이 확 살아났다. 지난 시즌 '짠물 수비'를 이끌었던 강지용, 한희훈, 이학민 등이 모두 팀을 떠난 가운데도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은 한층 날카로운 역습 때문이었다.

부천은 공격력으로 수원FC를 압도했다. 스리톱의 호흡이 빛났다. 정 감독은 "스리톱의 상승 효과가 대단하다"면서도 "선수들의 개성이 강하다. 이타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세 선수는 개인 돌파와 패스를 섞어 경기를 펼치며 수원의 골대를 위협했다. 압박을 시도하는 수원FC 수비들 사이로 한 발짝 빠르게 움직여주면서 압박을 벗어났다. 패스가 살아나니 과감한 개인 돌파도 오히려 더 힘을 받았다. 이기적으로 직접 득점하겠다는 생각보단 동료를 살리려고 했다.

여기에 중원의 핵심 문기한이 영리한 움직임으로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리턴패스를 주는 척하면서 앞으로 컨트롤하며 직접 드리블로 공격을 이어 가거나, 흐름을 살리는 원터치 패스로 공격 속도를 더했다. 오른쪽 수비수 안태현이 빠른 발을 활용해 날카로운 크로스까지 시도하면서 부천의 공격이 전체적으로 활기를 띄었다.

문제는 마무리였다. 페널티박스 근처까진 패스로 전진했지만 마지막 슛을 만드는 장면에선 조금 투박했다. 

그리고 전반 42분 한순간의 방심에서 브루스에게 선제 실점했다. 그리고 한 골 실점이 치명타로 다가왔다. 

부천은 전반에 이어 후반까지 세차게 수원FC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부천은 득점에 실패했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단순한 공격에 의존했고, 수원FC의 영리한 역습에 시달리기도 했다. 결과에선 확실히 실패한 경기였다.

다행인 것은 부천의 경기력이다. 부천의 장점은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팀이지만, 무조건 수비만 하는 팀이 아니다. 정 감독은 경기 뒤 "전반전에 승부수를 던졌다. 수비 안정을 꾀하면서 공격적으론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던 것이 잘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득점이 없어 답답했지만, 골까지 접근하는 과정은 다음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지난 시즌 부천은 수비적 운영을 하는 팀에 애를 먹었다. 승점을 '까먹는' 일도 적지 않았다. 지금의 부천은 조금 더 발전했다. 공격을 펼칠 수 있을 땐 마음껏 공격을 펼친다. 주도권을 쥐지 못할 땐 실리적인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도 여전히 특기로 꼽을 만하다. 플랜A와 플랜B 모두 어느 정도 갖춘 부천은 수원FC전 패배에도 순위 다툼을 이어 갈 희망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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