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가 잦은 베테랑 아킨페예프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러시아의 주전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의 '날아차기'가 러시아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러시아는 25일(한국 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A조 리그 최종전에서 멕시코에 1-2로 패했다.

개최국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러시아는 조별 리그에서 1승 2패를 거두며 조 3위를 기록해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경기 전까지 멕시코와 포르투갈이 나란히 승점 4점으로 조 1,2위를 달리고 있었다. 러시아는 1승 1패 승점 3점으로 마지막 경기 상대였던 멕시코를 꺾는다면 4강 진출도 바라볼 수 있었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의 경기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전반 25분 알렉산데르 사메도프가 선제골을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러시아의 4강 진출은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전반 30분 네스토르 아라우호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지만, 전반전을 1-1로 마치면서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1골만 더 넣는다면 러시아는 멕시코를 물리치고 4강에 합류할 수 있었다.

러시아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베테랑 선수들이었다. 가장 안정적이어야 할 골키퍼 아킨페예프가 문제였다. 아킨페예프는 2014년에도 이근호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골을 헌납했다. 한국엔 행운이요, 러시아엔 재앙이었다. 당시 아킨페예프에게 한국 팬들은 기름손이란 별명을 붙여줬다.

아킨페예프는 후반 7분 또다시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멕시코 수비수가 멀리 걷어낸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날아차기'로 공을 처리하려고 했다. 공을 다투려고 뛰어든 이르빙 로사노는 아킨페예프가 공을 처리하기 전에 머리에 맞추면서 득점을 터뜨렸다. 아킨페예프의 뒤늦은 발차기는 로사노의 가슴팍을 때렸다.

실점으로 러시아는 자멸했다. 원래도 점유율에서 뒤지고 있던 상태에서 1골의 리드를 허용하자 마음이 급해졌다. 후반 23분 유리 지르코프가 팔꿈치를 휘두르면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 명령을 받았다.

아킨페예프는 A매치에만 101경기, 지르코프는 78경기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경기력은 물론 동료들의 '정신력'까지 잡아줘야 할 선수들이 연이은 실수로 팀의 분위기를 무너뜨렸다.

러시아는 수적 열세 속에 결국 역전을 이루지 못하고 안방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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