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영하(20, 두산 베어스)가 한 뼘 더 성장했다.

이영하는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1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데뷔 이래 가장 긴 이닝을 던졌고, 한 경기 최다인 공 95개를 던졌다. 두산은 2-4로 지면서 2연패에 빠졌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답게 좋은 공을 갖고 있었다. 최고 150km에 이르는 빠른 공에 슬라이더를 던졌다. 멘탈도 좋았다. 신인답지 않게 칠 테면 치라는 기세로 공을 던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좋은 걸 갖고 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영하는 선발투수 보직에 큰 욕심이 없었다. 팽팽한 상황에 나와 팀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투수가 더 멋있고, 재미있어 보인다는 게 이영하의 설명이다. 이영하는 1군 입성 당시 "세이브왕이나 탈삼진왕을 해보는 게 소원"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팀 사정상 이영하는 대체 선발투수로 나서야 했다.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고원준-김명신-홍상삼-박치국-이현호 등이 채웠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금방 자리를 비웠다. 김 감독은 이영하를 다음 주자로 낙점했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까지 재활에 전념한 터라 긴 이닝 투구를 걱정했으나 이영하는 "팔 상태가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이영하는 처음 선발 등판한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⅔ 6실점으로 무너지며 쓴맛을 봤다. 두 번째 등판은 달랐다. 이영하는 이날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티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6회 1사에서 강민호에게 좌월 홈런을 맞아 실점하긴 했으나 제 몫 이상을 했다. 아울러 6이닝을 버티며 최근 선발 붕괴로 지친 불펜의 부담을 덜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 다음이 더 기대되는 투구 내용이다. 이영하는 지금까지 빠른 공과 슬라이더 2구종에 의존하는 투구를 했는데, 최근 포크볼을 더하고 있다. 이영하는 "원래 포크볼을 던졌는데, 수술 이후 오래 쉬면서 아직 감이 완벽히 돌아오지 않았다"며 조금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듬어진 포크볼까지 장착한다면, 마운드에서 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7월 초 보우덴이 돌아오면 이영하는 다시 불펜으로 돌아간다. 복귀 일정에 따라 이영하는 한 경기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수 있다. 이영하는 짧은 기간 선발투수로 성장할 가능성과 마무리 투수에 걸맞은 담력을 증명했다. 이현승, 김승회, 김성배 등 베테랑이 중심을 잡고 있는 두산 불펜에 이영하는 단비 같은 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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