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득점 뒤 기뻐하는 상주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명불허전. 서울과 상주가 만나면 뜨거운 공격 축구가 펼쳐졌다.

상주 상무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6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포기하지 않았던 상주는 승리를 안았고, 서울은 후반 내내 두드리고도 득점을 하지 못해 패배를 떠안았다.

서울 황선홍 감독은 최전방에 윤승원 카드를 기용하면서 로테이션을 썼다. 황 감독은 "고민을 좀 했다. 데얀도 쉬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상주가 에너지가 있는 팀이라 적극적으로 압박을 펼치려고 윤승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상주 김태완 감독은 "잘했던 것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압박 타이밍 등을 여름 휴식기 동안 갈고 닦았다"고 밝혔다.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인 경기를 치르겠단 뜻이었다. 김 감독은 "중원 싸움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vs상주

# 전반 - 힘싸움에서 앞선 서울

두 팀은 모두 적극적으로 수비 라인을 높이고 경기를 펼쳤다. 수비적으로 허술하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라인을 끌어올리면서도 간격은 좁게 유지했고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펼쳤다. 물러서지 않고 정면 힘싸움을 펼쳤다.

중원 힘싸움에선 서울이 한 수 위였다. 주세종-이석현-고요한이 동시 출전한 서울의 중원은 작지만 빨랐고 활동량도 많았다. 여기에 최전방에 배치된 윤승원이 간결한 리턴패스로 공격 흐름을 살리자 중원이 신을 냈다.

전반 9분 만에 윤일록이 과감한 슛으로 포문을 연 서울은 공세를 이어 갔다. 전반 11분 윤승원의 절묘한 리턴을 고요한이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뒤 발뒤꿈치로 이규로에게 패스했다. 이규로의 크로스는 골키퍼와 수비 사이를 통과했지만 윤일록의 발엔 닿지 않았다. 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심상민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고 곽태휘가 머리에 맞췄지만 골대 밖으로 흘렀다.

밀어붙이던 서울은 전반 36분 골로 결실을 맺었다. 윤승원이 중앙으로 내려온 상태에서, 이석현이 순간적으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고요한의 절묘한 로빙패스는 이석현의 발 앞에 떨어졌다. 이석현은 침착하게 수비수를 한 명 제친 뒤 땅볼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상주도 공격적인 경기를 치렀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병오가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자리 잡기에 나섰지만, 곽태휘가 노련하게 상대하면서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장점인 측면 공격이 잘 먹혀들지 않았다.

그나마 홍철이 배치된 왼쪽 측면에서 공격이 활발했다. 전반 18분 홍철의 얼리크로스가 김호남에게 연결됐지만 슛은 골대 밖으로 흘렀다.

# 후반 - 골 결정력 부족 또는 불운, 서울이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두 팀 모두 하프타임에 교체로 변화를 줬다. 서울은 이규로를 빼고 하대성을 투입했다. 중원에서 활약하던 고요한이 이규로를 대신해 오른쪽 수비로 자리를 옮겼다. 상주는 김성주를 빼고 황순민을 투입해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으려고 했다.

후반 6분 상주의 교체 투입이 효과를 봤다. 김병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주세종이 걷어냈지만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흘렀고, 황순민이 달려들며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 골을 기록했다.

팽팽하게 맞서자 서울이 다시 한번 교체 카드로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16분 윤승원을 빼고 데얀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효과는 금방 나왔다. 원터치패스를 활용해 더욱 유기적인 공격을 펼쳤다.

서울이 경기를 압도했다. 후반 20분 주세종의 슛, 1분 뒤 데얀의 슛 모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간결한 원터치 패스를 이어 가며 상주의 수비 블록을 깨며 만들었다.

연이은 슈팅에 서울의 공격에 불이 붙었다. 후반 23분엔 데얀이 직접 수비 라인 뒤를 파고 든 뒤 수비수를 제치고 강력한 오른발 슛을 했지만 유상훈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진 장면에서 윤일록도 문전에서 2대 1 패스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지만 유상훈을 넘지 못했다.

후반 29분엔 데얀이 하대성의 패스를 절묘하게 흘리면서 윤일록이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윤일록의 슛은 또다시 유상훈을 넘지 못했다. 후반 33분 하대성이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받아 완벽한 기회를 잡았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35분엔 서울이 그림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이석현이 왼쪽으로 패스를 하자 윤일록이 간단하게 침투하는 심상민에게 리턴패스를 했다. 심상민은 공을 잡지 않고 중앙의 하대성과 2대 1 패스를 주고받았다. 심상민은 과감한 슛을 시도했지만 각도가 없었고 골대를 넘었다. 중앙으로 크로스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었다. 후반 37분엔 하대성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박주영이 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 벽에 걸렸다.

서울의 풀이법은 좋았는데 마침표가 찍히질 않았다. 후반 41분엔 데얀이 오른쪽에서 고요한이 올려준 크로스를 잡아 완벽한 슛을 날렸다. 모두가 들어갈 것이라 예상했지만 상주의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왼쪽 골포스트를 다시 때린 뒤 흘러 나왔다. 지독한 불운이었다.

버티고 버티던 상주가 마지막 순간 서울에 비수를 꽂았다. 후반 추가 시간 김호남이 나타나 김태환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공격에 집중하다 충분히 수비를 배치하지 못한 서울의 약점을 제대로 찔렀다.

상주는 2달 만의 승리를 거두면서 포기하지 않는 군인정신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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