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점 골 기록 뒤 상의를 벗어던진 김호남(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유현태 기자] 임전무퇴. 물러서지 않은 상주의 대역전극이었다.

상주 상무는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6라운드에서 FC서울을 2-1로 꺾었다.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이 만든 승리였다.

67년 전 1950년 6월 25일 같은 피를 나눈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은 3년이나 이어졌다. 다시 반복돼선 안 될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비극이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식전 행사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진 이들을 기억했다. 태극기가 입장했고 가수 김혁건의 특별한 애국가와 함께 식전행사를 시작했다. 이어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으로 경기장은 조용해졌다. 이어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한 김정원, 하재헌 중사가 시축으로 경기 시작을 알리자, 뜨거운 환호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원정 팀 상주엔 더욱 특별한 경기였다.  상주 ‘상무’ 선수들은 군인 신분이다. 상주 김태완 감독도 “6‧25 67주년이다. 경기가 전쟁은 아니지만 마음을 다잡아 치르겠다”며 승리 의지를 밝혔다.

경기에선 상주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공격적인 팀 컬러를 가진 두 팀은 치열한 중원 싸움을 벌였다. 서울이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상주가 수세에 몰렸다. 전반 36분 이석현에게 실점까지 했다.

‘임전무퇴(臨戰無退).’ 화랑의 세속오계 중 하나로 ‘싸움을 앞에 두고 물러서지 않는다’는 뜻이다. 상주도 물러서지 않고 더 강하게 반격에 나섰다. 후반전 황순민의 투입과 함께 미드필드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후반 6분 상주의 반격이 효과를 봤다. 김병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주세종이 걷어냈지만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흘렀고, 황순민이 달려들며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동점 골을 기록했다.

후반 내내 서울의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16분 데얀이 들어온 뒤 공세는 무시무시했다. 리턴패스와 침투패스를 반복하면서 공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러나 유상훈이 엄청난 선방 쇼를 펼쳤다. 후반 41분 데얀의 슛이 골포스트를 두 번이나 맞고 튀어 나오는 행운도 있었다.

포기하지 않은 상주는 끝내 역전 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 시간 김태환의 도움을 받아 김호남이 극적인 골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호국보훈의 달이라 정신무장이 남다를 것이다. '상암대첩'을 완성해 기억에 남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포기하지 않았던 군인이자 축구 선수인 상주의 선수들이 드라마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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