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주안은 '나탄이 형'과 2골을 합작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수원, 영상 임창만·취재 조형애 기자] '제2의 권창훈'이 빅버드에 떴다. 수원 삼성의 유스 시스템을 차례로 밟고 프로 무대를 밟은 앳된 프로선수는 떠난 권창훈을 잠시나마 잊게끔 하는 활약을 펼쳤다. 데뷔전을 1골 1도움으로 장식한 유주안(18)이다.

유주안은 25일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에 선발 출장해 60분을 뛰면서 공격포인트를 2개나 올렸다. 팀은 정규 시간 1분을 남기고 자책골을 내주며 3-3으로 비겼지만 유주안의 발견은 큰 수확이었다.

전반 3분 만에 도움, 전반 44분에 골. 여기에 뒷공간을 부지런히 침투하는 플레이까지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활약을 펼친 유주안이었지만 경기 후 표정이 밝지 않았다. "팀이 이기지 못했다"며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매탄중-매탄고를 졸업하고 수원에 입단한 그야말로 '수원 성골'인 유주안은 빅버드가 꿈의 무대다. 수원 엠블럼을 가슴에 달고 뛴 지 7년여. 자연스럽게 수원 팬이 된 그는 팀을 우선시 했다.

"꿈에 그리던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설레고 기분 좋은 일이예요. 형들도 감독님도 훈련했던 것처럼 자신감 가지고 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습니다. 운 좋게 형들 도움 받아서 어시스트도 하고 데뷔 골도 넣었는데, 이기지 못해서 그게 제일 아쉬워요."

유주안은 경기 이틀여 전 '선발 통보'를 받았다. 스스로도 "교체로 나갈 지 알았는데 뜬금없이 선발이라고 말해주셨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깜짝 기용'이었다.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유있는 선택'이었다. 코칭스태프 눈도장을 찍으며 슈퍼매치 교체 명단에 등장한 유주안은 리저브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신임을 샀다. 서정원 감독은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결단을 내렸다. 경기 하루 전 불러서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하고 싶은 거 하라'며 부담을 덜어줬다.

선택은 맞아 떨어졌다. 유주안은 조나탄과 완벽한 호흡을 뽐내며 전반에만 2골을 합작했다. 유주안은 사전에 약속된 플레이였다며 공을 '나탄이 형' 조나탄과 서정원 감독에게 돌렸다.

"훈련할 때 나탄이 형과 어떻게 플레이할 지 말을 맞추고 싶었는데 먼저 와서 말을 해줬어요. '난 어떻게 움직일거니까 넌 이렇게 하라'고. 그게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 께서도 '뒷공간에서 움직여서 받으면 찬스가 많이 나올 거다'고 말씀을 하셔서 계속 움직였던 게 찬스가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 "세리머니는 나탄이 형 센스였어요." ⓒ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이야기를 하면서 미소를 찾은 유주안은 밝은 표정으로 데뷔 골을 회상했다.

"슈팅 기회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간단하게 생각했어요. '골대 안으로만 밀어 넣자'고 하면서 강하게 때린 게 들어간 것 같아요. 세리머니는 준비한 건 아니예요. 나탄이 형의 센스죠."

근육 경련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기 전까지 총 60분. 유주안의 활약은 수원 팬들을 활짝 웃게 했다. 염기훈과 교체 될때는 기립박수가 쏟아져나왔다. 경기 종료 후에도 "유주안"을 외치는 서포들의 목소리가 빅버드를 가득 채웠다.

프로 데뷔 전 "무엇보다 팬들이 정말 멋있다"고 했던 유주안은 '기립박수' 이야기를 꺼내자 다시 경기장에 돌아간 듯 설레여했다. 그리고는 또다시 기립박수를 받기 위해 뛰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프로 데뷔 후 첫 믹스트룸을 빠져나갔다.

"(팬들의 기립박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좋았어요. 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