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1990년대 인기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가끔씩 '더블 KO(더블 녹아웃·Double Knockout)'가 나오곤 했다.
에너지가 얼마 남지 않은 두 캐릭터가 동시에 공격을 주고받고 나란히 쓰러져 승패를 가릴 수 없게 된 경우를 말한다.
지난 24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벨라토르 180에서 더블 KO가 나올 뻔했다.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0, 러시아)와 맷 미트리온(38, 미국)이 동시에 휘두른 오른손 펀치가 안면에 정타로 들어가 둘 다 엉덩방아를 찧었다. 더블 녹다운(Double Knockdown)이었다.
여기서 양 선수가 몸을 가누지 못했다면 더블 KO로 끝났겠지만, 미트리온이 먼저 벌떡 일어났다.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표도르에게 파운딩 연타를 퍼부어 1라운드 1분 14초 만에 KO승 했다.
종합격투기에서 더블 KO가 정말 나올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타일러 브라이언과 숀 파커라는 선수들이 더블 KO된 장면이 종합격투기계에서 가장 유명하다.
두 선수는 2008년 5월 미국 인디애나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LOF(Legends of Fighting Championship)에서 경기 시작 8초 만에 서로의 오른손 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두 선수의 주먹이 정확히 힘이 실려 서로에게 카운터펀치로 들어간 경우, 더블 KO가 나온다. 동시에 정타로 터져야 하기 때문에 그 확률이 아주 낮다.
그 낮은 확률의 일이 브라이언과 파커에게는 일어났다. 둘 다 몸이 굳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이 양쪽으로 나뉘어 두 선수에게 달려가는 장면이 연출됐다.(영상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0u0bl6rg33U)
물론 더블 녹다운도 흔치 않은 경우. 표도르는 더블 녹다운 이후 KO패한 얼마 되지 않는 파이터 가운데 하나가 됐다.
표도르는 미국에서 4번째 쓴잔을 마셨다. 5연승이 끊겼고 전적 36승 5패 1무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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