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김도곤 기자] "제 미래는 제 손으로 직접 결정하겠습니다"

이승우(바르셀로나)가 스페인으로 떠났다. 이승우는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스페인으로 출국했다.

이적과 잔류를 놓고 중대한 결정을 해야하는 상황을 맞았다. 현재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후베닐 A에서 뛰고 있다. 성인 팀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 이승우의 나이는 만 18세다. 성인 팀에 데뷔해야 할 나이다. 후베닐 A에서 뛰면 나이 제한 규정에 걸린다. 새로운 프로 계약을 체결하고 바르셀로나 B로 승격하지 못할 경우 타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이승우는 이적에 대한 말을 아꼈다. 바르셀로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고 주변 지인, 에이전트와 의논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구체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단호했다. 이승우는 "아직 바르셀로나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다. 구단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고 주변 분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말한 뒤 "제 미래는 제 손으로 직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우의 거취를 두고 관심이 뜨거웠다. 이적에 대한 많은 추측이 나왔고 잔류를 할 경우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많았다. 비관적인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평소의 그답게, 단호하고 자신있게 자신의 미래는 자신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우는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팬들은 성인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만 18세가 되면 바로 바르셀로나 성인 팀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프로 데뷔는 녹록치 않았다. 바르셀로나가 선수 이적 규정을 어겨 징계를 받으면서 이승우 뿐아니라 백승호, 장결희도 장기간 정규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는 이승우가 성인 무대에 데뷔하고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됐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내 경쟁이 치열한 것도 한 몫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성인 팀에 올라가 성공한 선수는 거의 없다. 마우로 이카르디(인터 밀란), 제라르 데울로페우(에버튼) 등 바르셀로나를 떠나 타 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있다. 그 정도로 바르셀로나 1군으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순탄한 길을 거쳐 1군으로 진입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 기간에 정규 경기 출전 정지라는 징계까지 받았다. 경기를 뛰며 성장해야 할 시기에 출전을 못하는 최악의 시간이 있었다. 일부 축구 팬들은 그의 정체를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승우는 활약을 펼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이 '죽음의 조'에서 살아나 16강에 진출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이승우의 활약은 U-20 대표팀 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이승우가 없었다면 조별 리그 통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악조건 속에서도 이승우는 자신이 할 일을 다했다. 하지만 그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왜 성인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나이인데도 프로에 승격되지 못하는 지를 두고 팬들은 물론 여론의 설전이 오갔다. 하지만 이승우가 프로에 승격되지 못했다하더라도, 또 바르셀로나에서 뛰지 못한다하더라도 그가 한국 축구 최고의 유망주이자 재목인 것은 변함이 없다. 이승우의 나이는 이제 한국 나이로 막 스무살이 됐다. 아직 어린 선수이며 공백기가 있었지만 성장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 '20세에 유럽 무대를 평정한 선수도 있다'라고 반론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식의 논리라면 논란은 끝이 없다. 성공한 선수보다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훨씬 많다. 반대로 늦은 나이에 뒤늦게 빛을 본 선수도 많다. 그런 선수와 비교하자면 지금 이승우의 위치는 한결 낫다.

이승우는 이제 막 스무살이 됐고 성인 무대를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선 선수다. 또 이승우의 미래는 그가 언급한대로 그가 결정할 일이다.

이승우처럼 어릴 때부터 주목 받은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집중하고 관심을 갖는 것은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히 응원하고 기다리는 것도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제서야 본격적인 축구 인생에 발을 들여놓은 선수다. 어린 선수들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룬 것보다 이룰 것이 더 많다. 성장하고 있는 선수를 잡고 흔들 필요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승우의 앞날을 응원해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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