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WBC 한국 야구 대표 팀 코칭스태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27일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부터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 대표 팀 지휘봉을 전임 감독이 잡을 전망이다.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국가 대표 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경기대회와 올림픽과 같은 각종 국제 대회 대표 팀 감독 선임과 선수 선발 권한은 아마추어를 관장하는 협회에 있다. 그러나 협회에서 '감독 선임과 선수 선발을 프로에 위임한다'고 결정하면 KBO는 전임 감독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국내 야구 사상 처음으로 일정한 임기가 보장되는 전임 감독이 탄생한다.

야구 전임 감독제 움직임은 10여년 전에도 있었다. 작고한 하일성 전 KBO 사무총장은 2008년 3월 "이번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김경문 감독 체제로 끌고 갈 것이다. 이후 현직 감독이 대표 팀 감독을 계속 맡을지 전임 감독제로 전환할지는 심각하게 논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때 하 총장이 이 같은 구상을 밝힌 건 대표 팀 코칭스태프에 참여한 감독 또는 코치가 대표 팀 성적은 물론이고 소속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선동열 당시 삼성 감독은 이 같은 문제로 2007년 12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대표 팀 코치직을 사양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대만을 5-2로 잡았지만 일본에 4-5로 져 올림픽 직행 티켓을 얻지 못했고 이듬해 3월 같은 곳에서 벌어진 세계 예선에서 캐나다 대만과 함께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축구는 오랜 논의를 거쳐 1994년 미국 월드컵 지역 예선을 앞두고 전임 감독제를 도입했다. 김호 전 감독이 축구 대표 팀 전임 사령탑 1호다. 축구 전임 감독제는 이후 국내외 지도자가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2017년 6월 현재 이어지고 있다.

야구는 국가 대표 팀이 출전할 국제 대회가 그리 많지 않다. 야구는 2020년 도쿄 대회에 야구(남자)+소프트볼(여자) 묶음으로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추구하는 양성 평등 취지에 맞춰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하지만 로스앤젤레스와 파리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2024년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 파리가 유치에 성공하면 올림픽 종목에서 다시 빠질 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다. 축구처럼 A매치가 자주 열리는 것도 아니다.

글쓴이는 2008년 3월 야구 전임 감독제 도입 문제가 거론됐을 때 *전임 감독에게 프로와 아마추어 혼성 대표 팀도 맡기고 *지도자 강습, 유소년 육성 관련 업무 등 야구 발전과 각급 대표 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포괄적인 임무를 맡기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으며 *세계 야구의 흐름을 파악하고 외국 주요 선수들의 경기력을 분석하는 업무를 진행할 감독 보좌역을 두는 문제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을 한 적이 있다.

KBO가 전임 감독제를 신중하게 고려해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 국내 다른 종목과 외국 사례들을 좀 더 살펴보고 효율적인 전임 감독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