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유희관이 심상치 않다. 6월 이전의 유희관과 6월 이후의 유희관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6월 이전까지 유희관은 3.22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 이후로는 7.68로 평균 자책점이 크게 치솟았다.

이닝을 길게 끌고갈 수 있는 능력 덕에 패전을 추가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6월24일 롯데전을 제외하면 한 번도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유희관의 변화는 분명한 기점을 갖고 있다. 5월20일 KIA전과 5월26일 kt전서 두 경기 연속 9이닝 투구를 한 뒤, 유희관의 성적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희관 스스로는 "9이닝 투구 후 부진하다는 건 결과론에 불과하다. 몸 상태에 전혀 문제가 없다. 내 공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숫자는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유희관의 공에는 분명 변화가 생긴 상태다.

이 그래픽은 유희관이 좋았을 때 타자들의 눈에 유희관의 공이 어떻게 보이느냐를 시각화 한 것이다. 유희관 공의 장점은 타자 앞에서 떠오르고(실제로는 덜 떨어지고) 옆으로 많이 휘는 것이다. 타자의 배트와 공이 멀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좋았을 때(5월20일 KIA전)의 데이터는 이 시각화 된 그래픽이 제대로 전해진다.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살짝 줄어들기는 했지만 1cm도 차이가 나지 않았다. 1m98cm(직구)로 좋은 익스텐션(투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와 공을 놓기까지의 거리)이 인상적으로 형성됐던 것을 알 수 있다.

유희관은 익스텐션이 타 투수에 비해 아주 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 구조가 가질 수 있는 상황에선 최대치를 끌어내는 유형이다.

유희관은 공을 충분히 끌고 나오며 자신의 장기인 살아오르는 직구를 살렸다. 그 결과가 완봉승으로 돌아 온 것이다.

그러나 두 경기 연속 9이닝을 던진 뒤 맞이한 6월 이후 투구는 이 때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구 익스텐션이 1m98cm에서 1m91cm로 크게 줄어들었다. 장기인 체인지업(싱커)를 던질 때도 1m94이던 수치가 1m86cm로 확실하게 줄었다. 기술적 허용치로 분류되는 5cm를 넘어 선 변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직구 수직, 수평 무브먼트다. 수직으로는 47.50cm를 기록했다. 완봉승 당시 보다 6cm 넘게 낮아졌고 가장 좋았을 때에 비하면 7cm이상 낮아졌다. 유희관의 직구가 평범함 쪽에 가까워졌음을 뜻한다. 표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체인지업의 수평 이동(왼쪽으로 꺾이는 변화)도 5cm이상 줄었다. 공을 치러 나오면 타자 배트에서 멀어지던 장점이 줄어들었음을 뜻한다.

릴리스 포인트도 전체적으로 2~3cm 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공을 빨리 놓고 있다는 뜻이다.

유희관은 130km를 겨우 넘기는 투수다 하지만 묵직하게 살아나는 볼 끝을 보유하고 있는 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직구가 제대로 살아오르지 않는 유희관은 그다지 매력적인 투수가 아니다.

유희관은 6월 이후 직구 피안타율이 3할4푼6리나 된다. 두 번 연속 9이닝 투구를 했을 때는 각각 1할6푼7리와 1할5푼8리를 기록했다. 좋았을 때의 직구 위력과 그 이후 위력에 차이가 극명하게 생겼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희관은 분명 연속 9이닝 투구 이후 다른 폼을 보이고 있다. "문제 없다"며 기존 방식을 되풀이하기엔 너무 멀리 왔다.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는 차이가 생긴 이유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내 놓아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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