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이강유 PD·글 이교덕 기자] "찬성이 형, 몸 괜찮아요?" 최두호(27, 부산 팀 매드/사랑모아 통증의학과)가 묻자, 정찬성(30, 코리안 좀비 MMA/㈜로러스 엔터프라이즈)은 "괜히 둘이 동반 출전한다고 내가 설레발쳤나 봐"라며 웃었다.

정찬성과 최두호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성안세이브 쎄다(SSEDA) 부스에서 진행된 격투기 시연회에서 만나 오랜만에 담소를 나눴다.

'코리안 좀비'와 '코리안 슈퍼 보이'는 원래 오는 30일(한국 시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UFC 214에 함께 나기기로 돼 있었다. 정찬성은 리카르도 라마스와, 최두호는 안드레 필리와 붙을 예정이었다.

정찬성은 후배 최두호와 같은 대회 출전한다는 것에 들떠 지난 5월 13일 인스타그램에 "7월 30일 슈퍼 보이와 동반 출전합니다. 꼭 같이 이기고 돌아오겠습니다"고 썼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훈련하다가 다쳐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정찬성은 오른쪽 무릎 인대가 끊어졌다. 지난달 26일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최두호는 오른쪽 어깨가 안 좋아졌다. 완벽한 상태로 옥타곤에 오르기 위해 출전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여린 정찬성은 동반 출전 소식을 미리 말하는 바람에 부정이라도 탄 것은 아닐까 생각했는지 "내가 설레발을 쳤다. 큰 교훈을 얻었다"는 말을 되뇌며 최두호와 팬들에게 미안해했다.

▲ 정찬성과 최두호는 나란히 다쳐 동반 출전이 무산됐지만 곧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코엑스, 곽혜미 기자

하지만 지난 일은 지난 일. 정찬성은 장기 공백이 불가피한 큰 부상에도 좌절하지 않는다.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사실 부상 후 일주일 동안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 다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하기 전 재활을 미리 시작했는데 느낌이 좋다. 복귀할 때는 더 강해져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젠 괜찮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늘(3일)이 수술 후 딱 일주일 되는 날이다. 의사 선생님이 근육이 많이 안 빠지고 상태가 너무 좋다고 하셨다. 축구 선수들도 이 경우 6~8개월 재활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1년 안에 돌아오는 것이 목표다. 기다려 달라. 다리 근력을 키워 열심히 치료하겠다. 그 사이 코리안 좀비 MMA 선수들도 강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최두호는 더 빠른 복귀를 예고했다. "부상을 조심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스럽다. 이번 경기를 나도 많이 기대했지만,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기 위해서 한 번 쉬어 간다는 생각으로 재활에 전념하겠다"며 "큰 부상이 아니니 올해 안에 옥타곤에 오를 수 있다. 멋진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찬성과 최두호는 UFC 페더급 랭커들이다. 정찬성은 랭킹 5위, 최두호는 랭킹 13위다. 둘은 평소 절친한 선후배면서 선의의 경쟁을 하는 사이. "우리 둘이 동반 출전할 수 있는 날이 다시 오길 기다리겠다"고 입을 모았다.

▲ 성안세이브 쎄다 격투기 시연회는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코엑스, 이교덕 기자

안전 장비를 제작하는 성안세이브 쎄다는 우리나라 종합격투기 선수들을 후원해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매년 국제안전보건전시회에서 종합격투기를 소개하는 시연회를 열었다.

코리안 탑팀과 팀 매드 선수들이 올해도 참석한다. 코리안 탑팀은 정찬성의 친정 팀, 팀 매드는 최두호의 소속 팀이다.

이번 시연회는 3일부터 오는 6일까지 이어진다. 오후 1시 30분과 2시 30분, 하루 두 차례 팬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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