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로버트 휘태커(26, 뉴질랜드)가 UFC 미들급 잠정 챔피언이 됐다.

휘태커는 9일(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13 메인이벤트에서 요엘 로메로(40, 쿠바)에게 5라운드 종료 3-0(48-47,48-47,48-47)으로 판정승하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휘태커는 TUF 더 스매시스 웰터급 우승자. 2014년 6월부터 이날까지 8연승을 달렸다. 통산 19번째 승리(4패)를 차지했다. 부상으로 빠져 있는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과 올해 말 통합 타이틀전을 가질 전망이다.

14살 차이 노장과 젊은 강자의 대결. 하지만 휘태커와 로메로 둘 다 스피드만큼은 발군이었다. 반응 속도가 빨라 서로 정타를 맞히기 힘들었다.

로메로는 플라잉니킥 후 바로 태클을 치는 등 레슬링 싸움을 섞었고, 휘태커는 원거리에서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혀 펀치를 뻗었다.

경기 초반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로메로의 오블리크킥이었다. 오블리크킥을 맞고 휘청거린 휘태커는 왼쪽 무릎에 충격이 있는지 이후 스텝이 유연하지 못했다.

로메로는 2라운드 두 차례 테이크다운에 성공하고 클린치 레슬링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변수는 로메로의 체력이었다. 로메로는 5라운드 경기를 뛰어 본 적이 없었다. 동물적인 탄력이 살아 있다고 해도 역시 불혹의 나이였다.

로메로는 3라운드 수비적으로 경기하다가 4라운드 다시 테이크다운을 섞었지만 휘태커의 방어에 막혔다. 왼손 어퍼컷 등 휘태커의 속도가 살아 있는 펀치에 정타를 허용했다.

로메로가 1·2라운드, 휘태커가 3·4라운드를 가져간 양상. 5라운드 체력 정신력 싸움에서 승부가 갈렸다.

체력이 빠진 로메로가 킥을 차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고, 휘태커가 곧바로 톱포지션을 잡았다.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릴 때까지 포지션을 지켜 로메로에게 반격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2013년부터 8연승을 달리고 있던 로메로는 마지막 5분에 승기를 내줘 통산 두 번째 패배(13승), 옥타곤 첫 번째 패배(8승)를 기록했다.

로메로는 "아주아주 박빙의 승부였다"며 아쉬워했다.

[헤비급] 오브레임 진땀 승

파브리시우 베우둠(39, 브라질)과 알리스타 오브레임(37, 네덜란드)은 10년 넘게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 왔다.

상대 전적 1승 1패. 2006년 5월 프라이드에서 베우둠이 기무라로 오브레임에게 탭을 받았고, 2011년 6월 스트라이크포스에선 오브레임이 3-0 판정승했다.

운명의 3차전에서 웃은 건 오브레임이었다. 박빙의 경기에서 2-0(28-28,29-28,29-28)으로 판정승했다. 3라운드 위기를 잘 버텨 1, 2라운드 딴 점수를 지켰다.

둘 다 선제공격보다는 카운터 공격을 즐기는 전략가. 상대의 공격을 끌어내려다 보니 탐색전이 길어졌다.

오브레임의 단타 펀치가 정타로 여러 번 들어가자, 베우둠은 2라운드 셀프 가드로 가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풀어 보려고 했다.

하지만 오브레임은 굳이 그라운드에서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 베우둠의 가드를 풀고 일어나 보디킥, 복부 니킥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1, 2라운드는 오브레임이 가져간 그림. 3라운드 역전을 노린 베우둠이 적극적으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력한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어 넥클린치 니킥으로 오브레임을 비틀거리게 했다.

맷집이 약점인 오브레임은 어떻게 해서든 시간을 끌어 데미지에서 회복하려고 했다. 가드포지션에서 베우둠을 꽉 붙잡고 3라운드를 보냈다.

오브레임은 지난해 9월 UFC 203에서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에게 KO패 했지만, 지난 3월 마크 헌트에 이어 난적 베우둠까지 잡아 다시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실적을 쌓았다. 전적은 42승 15패 1무효가 됐다.

오브레임에게 아쉽게 판정패하고 전적 21승 1무 7패가 된 베우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라이트급] '쇼타임' 다시 시작될까?

전 UFC 라이트급 챔피언 앤서니 페티스(30, 미국)는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썼다. 라이트급에서 3연패 하고 페더급으로 내려가 봤다.

그러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찰스 올리베이라에게 길로틴초크로 이겼지만, 맥스 할로웨이에게 TKO로 졌다.

감량을 힘겨워한 페티스는 라이트급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레슬링 실력을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며 자신이 잘하는 타격과 주짓수 훈련에 더 집중했다.

최근 5경기 1승 4패. 활로를 찾기 위해 변화를 계속 줬다.

1라운드 계획대로 잘 풀었다. 짐 밀러(33, 미국)를 펜스로 몰고 안면에 펀치 정타를 여러 번 넣었다. 2라운드 킥을 잡혀 톱포지션을 빼앗겼지만 곧 자세를 뒤집어 가드포지션의 밀러에게 파운딩을 내리쳤다. 3라운드에는 아웃 파이트로 1, 2라운드 우세를 잘 지켰다. 결과는 3-0(30-27,30-27,30-27) 판정승.

2년 7개월 만에 라이트급에서 승리를 추가하며 20승째(6패)를 올린 페티스는 "라이트급이 내 집"이라며 기뻐했다. 코너 맥그리거 체제로 바뀐 라이트급에 '쇼타임'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밀러는 지난 2월 UFC 208에서 더스틴 포이리에에게 판정패한 뒤 다시 쓴잔을 마셨다. 전적 28승 10패 1무효가 됐다.

[밴텀급] 옥타곤 정글의 수준

더글라스 실바 데 안드라데(32, 미국)는 2007년 데뷔한 뒤 2013년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2승 1무효 전적으로 옥타곤으로 들어왔다. 2014년 2월 UFC 데뷔전에서 처음 졌다. 주바이라 투쿠고프(26, 러시아)에게 판정패했다.

실바는 이후 2연승으로 24승째를 거뒀지만, 롭 폰트(30, 미국)는 실바의 전적을 대수롭지 않다고 여겼다. 낮은 수준의 상대들을 이겨 쌓은 기록이라고 믿었다.

폰트는 실바에게 생애 첫 서브미션 패배를 안기면서 UFC의 수준은 다른 단체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을 증명했다. 타격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가 오른손 펀치 정타를 터트렸고 이어진 길로틴초크로 2라운드 4분 36초 만에 실바에게 탭을 받았다. 모든 면에서 앞선 완승이었다.

폰트는 2014년 7월 UFC에 입성해 3승 1패를 거두고 있었다. 모두 (T)KO승이었다. 이번 옥타곤 첫 서브미션 승리로 2연승을 달렸고, 14번째 승리(2패)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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