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t 피어밴드는 올 시즌 성공한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최근 4연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꾸준함과 안정감 면에선 단연 첫 손 꼽히는 선수다. 7승(7패)에 머물러 있지만 2.95의 평균 자책점은 전체 4위의 성적이다.

'피어밴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너클볼'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흔치 않게 너클볼을 구사할 줄 아는 투수가 바로 피어밴드다.

시즌 초반엔 이 너클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좋지 못하다. 너클볼이 공략 못할 공이라는 위압감에서 멀어지고 있다.

A팀 전력분석원은 "피어밴드의 너클볼은 제구는 잘 되지만 변화가 심한 공은 아니다. 처음엔 신기해서 못 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모든 팀들이 너클볼을 상대해 본 뒤엔 이야기가 달라졌다. 못 칠 공이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너클볼만으로는 피어밴드의 가치를 표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피어밴드의 너클볼은 최근 적잖이 맞아나가고 있다. 평균 피안타율이 2할5푼4리가 됐다. 반면 체인지업은 2할3푼2리를 기록중이다.

너클볼이 흔들리고 있지만 피어밴드는 여전히 좋은 투수다. 11일 삼성전서도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책임은 다한 투구였다.

흥미로운 것은 볼 배합이었다. 너클볼은 구종 중 4번째로 많은 13개만을 던졌다. 이 보다 많은 17개의 공이 바로 체인지업이었다. 체인지업은 피어밴드를 강하게 만드는 또 다른 무기다.

피어밴드의 체인지업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일단 휘는 각도가 크다. 투구 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피어밴드의 체인지업은 수평 변화량이 -31.83cm이다. 전체 투수 중 15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6월 이후로는 변화량이 더욱 커졌다. -35.27cm로 전체 4위에 랭크하고 있다. 그만큼 타자에게서 멀어지는 각도가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B팀 전력분석원은 "시즌이 거듭되며 피어밴드의 체인지업 변화가 변화무쌍해 지고 있다. 각을 조절하는 느낌을 받는다. 일단 멀리 달아날 수 있게 던지는 능력이 좋아졌다. 피어밴드가 너클볼에서 약점을 보이면서도 버틸 수 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직구와 궤적이 비슷하다는 점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피어밴드의 직구 수평 변화량은 -28.62cm다. 전반기 초반의 체인지업과 차이가 3cm 정도 밖에 나지 않는다.

직구는 제구하기 가장 좋은 공이다. 비슷한 위치에 또 다른 변화구를 맘 먹은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체인지업은 공의 변화에도 초점이 맞춰지지만 직구와의 타이밍 조절을 통한 공략을 위한 공이기도 하다. 체인지업의 원래 이름이 체인지 오브 페이스인 이유다.

이런 관점에서 직구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는 체인지업을 던질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직구처럼 활용하며 상대의 타이밍을 뺏을 수 있기 때문이다.

C팀 전력분석원은 "피어밴드의 체인지업은 제구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본인이 넣었다 뺐다를 조절하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 타자들이 이 공을 공략할 수 있느냐가 포인트"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