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디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롯데가 외국인 투수 애디튼을 퇴출하기로 했다.

애디튼은 입단 당시만 해도 별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름값 높은 새 외국인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대만 리그서 뛰고 있는 선수 영입은 얘깃거리가 되지 못했다. 

출발은 좋았다. 두 경기에 등판해 1승을 거뒀으며 평균자책점도 2.53으로 수준급이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계가 드러났고 퇴출이라는 아픔을 겪게 됐다.

애디튼이 첫선을 보였을 때 기대감을 표시했던 이들은 애디튼의 낯설은 면이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팀 전력분석원은 "애디튼은 근래 보기 드문 좌완 정통파 투수다. 타자로서는 다른 투수들보다 높은 곳에서 공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릴리스 포인트가 높기 때문에 낯선 궤적을 보인다. 공을 감추는 동작도 좋다. 끝까지 공이 안 보인다. 분명한 장점을 갖고 있는 투수"라고 평가했다.

국내 좌완 투수들은 수준급 선수들이 많은 한국 좌타자들을 잡기 위해 대부분 팔이 다소 옆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우타자가 사이드암스로나 언더핸드스로 투수에게 약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 팔 스윙에서 바깥쪽 승부를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애디튼은 기존 한국 좌완 투수들과 스윙이 달랐다. 정통파 궤적을 갖고 있다. 낯설게 다가갈 수 있는 무기를 지닌 셈이었다.

특히 키가 198cm나 됐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서 공을 뿌릴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으로 꼽혔다. 실제로 애디튼은 투구-타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에 따르면 직구 릴리스 포인트가 197cm나 됐다. 전체 투수 가운데 5위에 해당했다. 전체 구종 릴리스 포인트 평균에서도 196cm로 5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체인지업을 슬라이더처럼 던지는 능력을 보였다. 타자들은 슬라이더 궤적으로 체인지업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애디튼의 체인지업은 무브먼트에서도 38.61cm로 전체 8위의 움직임을 보였다. 슬라이더처럼 보이는 체인지업의 많은 볼 끝 변화는 분명한 장점이었다.

공을 끝까지 숨기고 나오는 디셉션 동작도 좋았다. 그의 팔이 넘어오는 것을 타자들이 보기가 그만큼 어려웠다.

그러나 애디튼은 결국 한국 타자들을 이겨 내지 못했다. 생소한 면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디튼의 생소한 투구 폼에 적응한 한국 타자들은 그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결국 애디튼은 퇴출의 아픔을 겪게 됐다.

모 해설 위원은 "요즘 현장에서 자꾸 부수적인 내용을 강조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단 투수라면 구위가 좋고 제구력이 안정돼 있어야 한다. 높은 릴리스 포인트나 디셉션은 그 다음 문제다. 본말이 전도되면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애디튼은 140km가 겨우 넘는 구속을 지니고 있었다. 부족한 구속 등을 높은 릴리스 포인트와 디셉션 등으로 만회하려 했다. 하지만 그러기엔 한국 타자들의 발전 속도가 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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