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는 세레나(왼쪽)와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올해 윔블던 남녀 단식의 공통점은 '백전노장'의 선전이다. 남자 단식에서는 로저 페더러(36, 스위스, 세계 랭킹 5위)가 '빅 4' 가운데 유일하게 4강에 진출했다. 여자 단식에서는 37살인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세계 랭킹 11위)가 자신보다 한참 어린 선수들을 꺾으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너스는 13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17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요안나 콘타(26, 영국, 세계 랭킹 7위)를 세트스코어 2-0(6-4 6-2)으로 눌렀다.

비너스는 8강전에서 자신보다 무려 17살이 어린 옐레나 오스타펜코(20, 라트비아, 세계 랭킹 13위)를 이겼다. 준결승전에서는 11살 아래인 콘타를 꺾었다.

윌리엄스는 윔블던 결승에 9번째 진출했다. 2000년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그는 이듬해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2005년과 2007년, 2008년 정상에 오르며 윔블던에서만 5번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1980년생인 윌리엄스는 이번 윔블던에서 우승할 경우 역대 최고령 우승자가 된다. 지금까지 윔블던에서 가장 많은 나이에 우승한 이는 친동생인 세레나 윌리엄스(36, 미국, 세계 랭킹 4위)다. 세레나는 지난해 34살 10개월로 정상에 올랐다. 현재 37살 1개월인 비너스는 동생이 기록한 최고령 윔블던 우승에 도전한다.

올해 호주오픈 결승전에서 비너스는 세레나에게 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호주오픈이 끝난 뒤 세레나는 임신을 발표하며 코트를 떠났다. 동생이 없는 윔블던에서 그는 윌리엄스 자매 시대가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비너스는 윔블던에서 5번 우승한 것은 물론 US오픈에서는 2번(2000, 2001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2011년 희귀 질환인 쇼그렌 증후군 판정을 받았다. 이 병은 주로 희귀 만성 자가 면역 질환으로 외분비샘이 막히는 증상이 일어난다. 침과 눈물 분비가 감소해 자주 피로감을 느낀다. 테니스 선수인 비너스에게는 선수 생명에 사형 선고와 같았다.

부진에 빠진 비너스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그는 13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를 이겨 내며 조금씩 제 기량을 회복했다. 지난해 비너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회인 윔블던에서 4강에 진출했다. 재기에 성공한 그는 올해 호주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윔블던에서는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 2017년 윔블던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요안나 콘타를 꺾은 뒤 환호하는 비너스 윌리엄스(왼쪽) ⓒ GettyImages

비너스는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콘타는 놀라운 경기를 치렀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를 보여 줬고 분명히 기회를 얻을 것"이라며 콘타를 격려했다.

비너스는 동생이자 동료인 세레나에 대한 말도 남겼다. 그는 "(코트에 없는) 세레나가 그립다. 어제와 오늘 나는 세레나가 코트에서 발휘하는 용기를 얻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세레나가 하는 방식과 똑같이 경기하지 못한다. 그러나 정말로 세레나에게 영감을 얻으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비너스의 결승전 상대는 가르비네 무구루자(23, 스페인, 세계 랭킹 15위)다. 지난해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무구루자는 2015년 윔블던 결승전에서 세레나에게 무릎을 꿇었다.

비너스는 무구루자와 상대 전적에서 3승 1패로 앞서 있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8강전에서는 무구루자가 비너스를 세트스코어 2-1(6-2 3-6 6-2)로 이겼다.

여자 단식 결승전은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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