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 대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라이언 킹' 이승엽(41, 삼성 라이온즈)이 올스타의 처음과 끝을 대구에서 장식한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아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서는 소감을 이야기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에게 팬들은 별들의 축제에 나설 수 있는 초대장을 선물했다. 이승엽은 팬 투표에서 1,043,970표를 얻었고, 선수단 투표에서 196표를 기록해 총점 54.41점(전체 3위)으로 개인 통산 11번째 올스타전 출전을 확정했다.

여러모로 뜻깊은 올스타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은 올스타전이 열리는 15일을 기준으로 나이 40세 10개월 27일이 돼 최고령 베스트12 올스타 기록을 갈아치울 예정이다. 종전에는 2000년 김용수(전 LG, 40세 2개월 21일)가 최고령 베스트 기록을 갖고 있었다.

올스타전이 열리는 장소도 의미가 있다. 이승엽은 1997년 대구 시민구장에서 처음 올스타전을 경험했다. 마지막 올스타전도 홈팬들 앞에서 치르게 된 만큼 뜨거운 응원이 예상된다.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이승엽은 KBO 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전반기 81경기에서 타율 0.283 16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1995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이승엽은 통산 1,852경기 타율 0.303(6,946타수 2,105안타) 459홈런 1,466타점을 기록하며 KBO 통산 홈런과 타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지나면 이승엽은 자신의 마지막 역사를 다시 써 내려 간다. 

다음은 이승엽과 일문일답.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서는 각오는?

오랜만에 카메라가 많이 들어선 걸 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별다른 느낌은 없다. 11번째지만, 그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일(15일)이면 마음에 와닿는 게 있을 거 같긴 하다.

-이제는 아들이 아빠가 훌륭한 선수가 된 사실을 아는지?

이제는 안다. 지금도 시간이 남아서 실내 연습장에서 함께 놀았다. 이제는 알 거 같다. 원래는 빨리 은퇴하라고 했는데, 요즘에는 더 하라고 한다. 내일 시구를 하게 됐는데, 현역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거 같아서 멋지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생각이다.

-많은 타이틀을 거머쥐었는데, 미스터 올스타가 된 적은 없다.

늘 MVP를 노렸지만, 잘 안 됐다. 마음 먹은대로 다 되면 반칙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니까 홈런을 치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홈런을 칠 수 있도록, 내일은 팀 배팅 보다는 홈런을 노려서 얻어 걸려서라도 하나 나오길 바란다.

-최고령 베스트 출전 기록을 세우게 되는데 기분은?

감사 드린다. 프로 야구 선수들의 중심은 젊은 선수로 이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테랑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넘어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테랑을 못 이기는 후배들의 반성도 필요할 거 같다. 작고 큰 사건 사고가 일어나고 있는데, 선수들이 모두 반성해야 하고 다 같이 생각하면서 야구를 해야할 거 같다. 

-평소 야구할 때 진지한 편인데, 마지막 홈런 세리머니 계획은?

없다. 홈런 스윙은 한번 해보고 싶다. 정규 시즌 때 워낙 긴박한 상황이 많았고, 팀 승리와 직결된 과정이 많아서 표정 변화를 많이 크지 않게 신경 썼다. 홈런 치고 웃으면서 뛰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치면 활짝 웃어 보겠다. 올림픽 때는 홈런 치고 세리머니를 했었다. (이)대호가 치거나 제가 치면 세리머니가 나올 거 같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되는데. 옛날 생각이 날 거 같다.

오랜만이다.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마지막이었다. 저보다 6년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후배다. 제가 갖고 있지 못한 유연성이나 공 맞추는 콘택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내일 하루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KBO가 많은 준비를 해줬는데, 배려와 대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울 경기 때 마케팅 팀에서 호텔로 직접 오셔서 미팅을 했다. 감사하기도 했고, 부담도 됐다. 크게 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씀 드렸고, 그래서 시구와 시간을 할애해서 사인회를 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선이 적당한 거 같다. 저 혼자만의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정도가 적당한 거 같다.

-첫 올스타전도 대구였고, 마지막 올스타전도 대구라 기분이 남다를 거 같다.

올스타보다 마지막 시즌이라는 게 조금씩 느껴진다. 전반기 마치고 60경기 정도 남았는데,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 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특별하고 소중할 거 같다. 추억도 남기고 싶고, 후배들에게 본보기도 돼야 할 거 같다. 모든 에너지를 남은 경기에 쏟아 부어서 후회 없이 떠나고 싶다.

-이종범 선수의 아들(넥센 이정후)과 함께 뛰는 소감도 특별할 거 같다.

내가 프로에 왔을 때가 이정후(1998년 생)가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아들이 청소년 대표 나간다고 이종범 선배가 장갑 가져가시고 그럴 때가 있었는데, 이제 같이 뛰게 됐다. 아버지의 빛이 밝아서 걱정했는데, 야구 2세들의 본보기가 될 거 같아서 대견하다. 넥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선수가 됐으면 한다.

-올스타전 기억에 남는 순간은?

첫 올스타전이 기억에 남는다. 어릴 때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야구 선수가 꿈이었고, 프로에 와서는 삼성 라이온즈 주전 1루수가 꿈이었다. 올스타전에 나선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처음 결정이 됐을 때가 가장 기쁜 날이었다.

-두산 베어스 최주환을 비롯해 이승엽이 마지막 올스타여서 함께하고 싶다는 후배들이 많았다. 기분은?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 나도 어릴 때 이만수 선배와 함께하는 걸 꿈꿨는데, 감사하다. 최주환과 같은 더그아웃을 쓸 거라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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