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충동, 백상원 인턴 기자] 지난 14일 장충동 그랜드 앰버서더 호텔에서 로드 FC 40 100만 달러 토너먼트 본선 기자회견이 있었다. 좌우로는 100만 달러 토너먼트 본선 참가 선수들이 위치해 있었고 중앙 소파엔 로드 FC 라이트급 챔피언 권아솔(30, 팀 강남/압구정짐)이 앉아 있었다.
사건은 샤밀 자브로프 향한 질문에서 촉발됐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훈련은 도움이 됐나?"라는 질문에 자브로프는 "누르마고메도프와는 어렸을때부터 같이 지낸 친한 형제고 쭉 같이 훈련했다. 그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자브로프는 UFC 랭킹 1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사촌 형.
권아솔은 누르마고메도프가 거론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권아솔은 "정말 궁금해서 그런데 혹시 누르마고메도프가 누구냐? 난 그런 사람 모른다. 여기 있는 호텔 직원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그가 누군가? 모르는 선수 이야기가 여기서 왜 나오나?"고 반문했다.
권아솔은 "로드 FC는 중국 CCTV에서 중계된다. 중국인 14억명은 나를 알지만 누르마고메도프란 사람이 누군진 모른다. 당신 정체가 궁금하다. 자신 있으면 로드 FC에 나와라고 해라. 싸우겠다"고 도발했다.
권아솔의 도발에 자브로프는 실소하며 "미안하지만 나도 당신을 모른다. 그리고 누르마고메도프는 지금 무언가를 보여 주고 증명할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이미 세계적인 선수"라고 응수했다. 또 다른 참가자 엘누르 아가에프도 "가운데 앉은 사람이 누르마고메도프를 모르다니 서운하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권아솔은 욕설까지 섞어가며 누르마고메도프를 계속 물고 늘어졌다.
"그 사람은 전 세계 어디에 알려져 있냐? 지나가는 아저씨한테 물어봐라, 누르마고메도프 아냐고. 내가 그 XX가 누군지 어떻게 아나? 여기 있으면 나와라, 누군데 그 XX 이름이 나오냐?"
누르마고메도프는 절친한 사촌 형 자브로프의 경기를 도와주기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토너먼트 주인공들과 자브로프를 위해 기자회견장 뒷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권아솔의 도발에 결국 입을 열었다.
"M-1 챔피언 출신 만수르 바르나위, UFC 출신 호니스 토레스와 레오 쿤츠는 안다. 그런데 정말 권아솔이란 사람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어제 인터뷰에서도 권아솔이란 사람에 대해 질문 받았다. 하지만 그때도 진짜 누군지 몰라서 답변하지 못했다. 그가 누군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
흥분한 권아솔은 "나도 너 몰라. 너 누구냐, 진짜?"라고 대꾸했고 누르마고메도프는 화를 참고 침착하면서도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이 누군지 말해 줬다.
"난 세계 라이트급 랭킹 넘버원이다. UFC 챔피언벨트를 따기 위한 타이틀전을 준비하고 있다. 난 이때까지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무패의 파이터다. 이제 됐나? 그리고 난 정말 네가 누군지도 모르고 무슨 말을 하려는지도 모르겠다."
무게감 넘치는 누르마고메도프의 말에 권아솔은 더 이상 별다른 큰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권아솔은 "그래, 알겠다. 다른 단체 선수니깐 네 마음대로 해라. 자브로프랑 이겨서 올라와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기자들뿐만 아니라 파이터들도 누르마고메도프에게 사진과 사인을 요청했다. 토너먼트 참가자 구켄쿠 아마르투부신은 사진과 사인을 요청했고 아가에프는 살갑게 인사하며 대화를 나눴다. 토너먼트 리저버로 참가하는 알렉산더 메레츠코는 누르마고메도프와 사진을 찍은 뒤 행복에 겨운 미소를 지었다. 만수르 바르나위의 세컨드들을 비롯해 여러 파이터들의 세컨드들 또한 사진 찍기를 원했고 그때마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친절히 요구에 응해줬다. 누르마고메도프는 사촌형 자브로프와 기념 사진을 찍고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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