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주석.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한화 하주석은 2017 KBO리그 전반기가 낳은 히트 상품 중 하나다. 첫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하며 타율 3할8리 9홈런 40타점을 기록했다. 팀 타선의 상.하위 타선을 오가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용규가 부상으로 빠져 있을 땐 2번 타자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냈다.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그동안 기량이 만개하지 못하며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머물러 있었던 하주석이다. 하지만 올 시즌엔 확실히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장타력이다. 지난 해 10개의 홈런을 쳤는데 올 시즌엔 전반기에만 9개를 기록했다. 곧 자신의 최고 기록을 넘게 될 예정이다.

극적인 반전은 3루타에서 이뤄졌다. 개인 통산 3루타가 1개 뿐이던 하주석이다. 그러나 올 시즌엔 벌써 8개를 쳤다. 8개의 3루타는 전체 KBO 타자 중 단연 1위 기록이다.

빠른 발을 갖고 있으니 3루타를 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새 이런 변화를 가진다는 건 분명 놀라운 일이다. 그동안 1개 뿐이던 3루타가 급속도로 많아진 것에는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주석은 "크게 기술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 다만 장타 코스로 공이 들어오면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멀리 보내겠다는 의식을 하는 것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노림수로 원 타이밍에 공격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타구를 가급적 길고 멀리 보내려고 타격 훈련 때 부터 준비한다. 그런 부분들이 3루타를 많이 만드는 원인이 된 것 같다. 운도 좀 따랐다"고 설명했다.

하주석의 변화는 타구 발사 각도의 변화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장타를 만드는 발사각도를 찾아낸 것이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를 보면 변화가 확실하게 눈에 띈다.

하주석의 전체적인 발사각도는 지난해 보다 조금 낮아졌다. 하지만 단타와 2루타를 칠 때의 각도가 낮아졌을 뿐 그 이상의 장타를 칠 땐 전혀 다른 타격을 하고 있다.

3루타를 칠 때 평균 발사 각도는 24.95도를 기록했다. 평균적으로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온다는 25도~35도 사이의 출발점에 위치하고 있다. 하주석의 3루타는 홈런이 될 수 있는 각도로 많은 타구가 날아가며 만들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홈런을 치는 각도도 1도 이상 높아졌다. 하주석이 장타를 치기 위해 하고 있는 노력(길고 멀리 치려는 노력)이 발사 각도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이 노력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범타 각도는 지난해 보다 거의 10도 가까이 높아졌다. 전체적으로 하주석의 타구가 많이 뜨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짧게 칠 때와 멀리 칠 때의 구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며 장타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인플레이 타구 전체 타구 발사각도도 5도 가량 높아졌다. 일단 공을 멀리 보낼 수 있는 기본적 진화를 일궈냈다는 의미다. 홈런이 가장 많이 나오는 25에서 35도 사이에 인플레이타구 평균 발사각이 위치하며 장타 가능성을 그만큼 높였다는 계산이 나온다.

장타 능력은 타고투저 시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시간이 갈 수록 더욱 절대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한, 두점의 리드만으로 지키는 야구가 어려워진 만큼 단박에 점수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장타 능력은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발사각도의 상승이 있었다. 지난해 보다 홈런 타구의 평균 발사 각도는 3도 정도 높아졌다. 스트라이크존 확대에도 타고투저 시즌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타자들이 장타를 만들 수 있는 발사각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하주석의 장타 발사각 상승은 매우 고무적인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블 세터나 하위 타순에 배치될 수 있는 하주석이 장타 능력까지 보여준다면 한화의 득점력은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주석의 3루타 이상의 타격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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