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SK, 18-17 대첩 당시 전광판.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정리, 정철우 기자]과거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지나 온 길을 찬찬히 되짚어 보면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이제 KBO리그 10개 구단은 후반기를 시작하게 된다. KIA가 독주를 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것을 도드라지게 하고 어느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모든 팀들에게 있다.

전반기 경기 중 잊어선 안될 패배와 기운을 살려야 할 승리를 되짚어 보면 후반기서 각 팀들이 어떤 길을 가야 할지는 살짝 엿볼 수 있다. 각 팀별 전반기 강추(강력 추천) 비추(비 추천) 경기들을 선정해 보았다.

△ KIA

강추 - 6월 7일 광주 한화전

KIA하면 헥터-양현종이 떠오르지만 올 시즌 KIA 최고 히트 선수는 임기영이다. 9이닝 116구를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한화 타선 완벽 봉쇄 성공했다. 타선에서는 기복 있는 플레이로 믿음을 주지 못했던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가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 1번 타자였던 버나디나가 중심 타선으로 이동하는 계기가 된 경기였다.

비추 - 7월5일 문학 SK전

KIA는 이날 타격 부문에서 다양한 기록을 만들었다. 이날 양팀이 쏟아낸 35점은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득점 3위 기록이었다. KIA는 비록 패하긴 했지만, 한·미·일 최다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인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5회초에는 최다 연속 타자 안타와 연속 득점 신기록을 썼다. KIA는 연속 타자 출루(12명), 한 이닝 최다 안타(11개) 타이 기록도 작성했다. 하지만 불펜 난조로 이 경기를 잡히고 말았다. 8회말 2사 1,2루에서 이재원의 좌중간 2루타로 2점을 만회한 SK는 2사 만루에서 나주환이 싹쓸이 우중월 3루타를 쳐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나주환이 임창용의 폭투로 홈을 밟아 SK는 18-15로 더 앞서갔다. KIA는 9회초 1사 1루서 나지완의 좌월 투런포로 다시 한 점 차로 추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KIA로선 반복해선 안될 경기였다.

△NC

강주 - 6월 25일 마산 KIA전

선두 경쟁을 벌이던 KIA와 3연전을 싹쓸이하는 동시에 공동 1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승리였다. 선발 강윤구가 1⅔이닝 2피안타 4볼넷 2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지 못한 가운데 이민호가 4⅔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6회까지 2-5로 끌려갔고, 7회 3점 차를 유지하기 위해 원종현을 투입했지만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 이민호의 4⅔이닝, 원종현의 추가 실점 모두 벤치의 구상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다. 여기서 7회 권희동의 홈런이 터졌다. KIA 심동섭이 볼넷 2개를 내주자 올라온 김윤동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왼쪽 담장을 넘는 3점 홈런을 날려 점수 차를 5-6으로 좁혔다. 8회에는 나성범이 김윤동을 상대로 역전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NC는 임창민이 23, 24일 경기에 모두 나와 던질 수 없는 상태였다. 원종현이 2⅓이닝을 책임지고 승리투수가 됐다.

비추 - 7월 12일 광주 KIA전

불과 2주 전 만나 싹쓸이했던 팀이지만 KIA는 그때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NC에 3연패한 뒤 분위기가 나빠지기는커녕 8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기세를 올리며 선두를 지켰다. NC는 첫 경기에서 KIA 헥터 노에시를 넘지 못했고, 두 번째 경기는 제프 맨쉽을 내세우고도 졌다. 마무리 임창민에게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점수를 내준 경기가 됐다. 맨쉽은 복귀전에서 4⅔이닝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김진성-원종현-이민호가 8회까지 6-4 리드를 지켰는데, 그만 임창민이 9회 2사 이후 블론 세이브를 저지르고 만다. 김주찬에게 동점타를 맞았다. 연장 10회에는 선두 타자인 최형우에게 초구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했다. KIA와 승차가 7.0경기로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NC는 다음 경기까지 내주고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싹쓸이를 당했다.

△SK

강추 - 7월 5일 인천 KIA전.

KIA엔 재앙이었지만 SK는 짜릿한 1승이었다. SK의 18 - 17 승, SK는 5회에 충격의 역전을 허용하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외국인 선발 스캇 다이아몬드(4이닝 6실점)를 포함해 마운드에 오른 6명의 투수가 모두 실점했다. 5회 12실점은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8회 6득점으로 경기를 뒤집고 승리를 거둔 SK. 특히, 올 시즌 내야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맹활약하고 있는 나주환은 만루 찬스에서 싹쓸이 적시 3루타를 때려 팀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수비도 타격도 만점 활약을 벌이면서 싸늘해지던 인천 야구장을 달궜다.

비추 - 7월 4일 KIA전

'1선발' 켈리가 무너졌다. KIA 타선에 좀처럼 힘써보지 못하고 강판됐다. 2이닝 동안 9실점. 시즌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두 번째 투수 김태훈이 5실점, 세 번째 투수 전유수가 1실점 했다. 불안했던 서진용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게 위안으로 꼽을 수 있을까. 그러나 이날 KIA전은 SK 선발진의 중심 켈리에게 최악의 하루가 됐다. 믿었던 에이스가 경기 초반부터 무너지면서 경기도 긴장감없이 끝났다.

△넥센

강추 - 4월7일 잠실 두산전

넥센은 시즌을 시작하자마자 고전했다. 개막부터 5연패에 빠지며 시즌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했다. 지독하게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며 5연패의 늪에서 허덕이던 넥센을 구한 것은 역시 서건창의 '창'이었다. 개막 후 17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이름값에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던 서건창은 4월 7일 팀의 개막 6번째 경기인 잠실 두산전에서 구단 사상 첫 사이클 히트를 달성하며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돌아와 첫 시즌을 맞은 밴 헤켄 역시 6⅓이닝 1실점 호투로 개막 후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보근이 9회 1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를 지켰다. 넥센은 이날 승리를 시작으로 5연승을 달리며 5연패의 아쉬움을 상쇄했다.

비추 - 6월 22일 대전 한화전

넥센 마운드에 악몽 같은 경기였다. 이전까지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KBO 리그에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던 브리검이 한화 타선을 만나 2개의 홈런을 맞으며 4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KBO 등판 7경기 만에 4실점 이상은 처음이었다. 다행히도 타선이 6회까지 12점을 내며 브리검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하지만 오주원이 1이닝 2실점, 하영민이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며 12-12 연장 혈투를 자초했다. 결과는 비극적. 김상수가 10회 1사에서 이성열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하며 '불펜의 난'에 방점을 찍고 말았다. 타자들은 20안타 12득점을 하고도 지고 말았다. 올해 타고투저인 넥센의 과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하루였다.

△두산

강추 - 7월 12일 잠실 넥센전

선발투수 장원준의 호투와 4번 타자 김재환의 결정적 한 방이 돋보인 경기였다. 장원준은 2회 3점을 뺏기며 조기 강판이 예상됐지만, 고비를 넘긴 뒤 빠르게 안정감을 찾으면서 7이닝을 버텼다. 뒷문은 함덕주와 이용찬이 1이닝씩 책임지면서 단단히 걸어잠궜다. 두산은 한 점씩 뽑으면서 2-3까지 따라붙었고, 9회 2사 만루에서 김재환의 끝내기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3으로 역전승했다. 전반기 마지막 위닝시리즈, 그리고 상승세 속에서 후반기를 맞이할 발판을 마련한 경기였다.

비추 - 6월 24일 잠실 롯데

'필승 조' 고민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두산은 올 시즌 이현승 이용찬 김승회 김성배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불펜을 꾸렸다. 4명 외에 중용할 수 있는 젊은 투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필승 조와 추격 조 구분 없이 등판하다보니 탈이 났다. 가장 많은 41경기에 나선 김승회는 6월부터 월 평균자책점이 10점대로 치솟았다. 이현승은 허리 통증으로 한 달 가까이 이탈했다. 이날 4-1로 앞선 8회 등판한 김승회는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면서 4실점했고, 구원 등판한 이용찬마저 1이닝 3실점을 기록하면서 4-8로 역전패했다. 두산은 이 경기를 시작으로 4연패에 빠졌다.

△LG

강추 - 6월 7일 수원 kt전

6월 6일까지 LG는 27승 27패로 정확히 승률 0.500을 기록하고 있었다. 만족스러울리 없는 결과였다. 개막 6연승으로 시즌을 시작한 뒤 한때 선두 KIA를 위협할 때도 있었지만 5월 중순부터 시작된 하향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5월 23일 두산전부터 6월 4일 NC전까지 11경기에서 2승 9패에 그쳤다. LG는 7일 경기에서 8회까지 6-7로 끌려가고 있었다. 9회에는 18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던 김재윤을 상대해야 했다. 그런데 LG가 난공불락의 김재윤을 무너트렸다. 안익훈-강승호-이천웅의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를 이룬 뒤 백창수, 양석환, 채은성이 징검다리로 적시타를 때렸다. 그야말로 LG의 미래들이 만든 승리. LG는 승패 마진 마이너스 위기에서 벗어났다.

비추 - 6월 27일 사직 롯데전

롯데를 칭찬해야 할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연장 10회 터진 LG 이천웅의 만루 홈런으로 끝나야 했던 경기였다. 선발 차우찬이 6⅔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자기 몫을 했다. 김지용을 시작으로 신정락과 진해수까지 롯데 타자들을 당해내지 못하면서 기록적인 경기가 완성됐다. LG는 연장 10회 5득점하고도 진 유일한 팀으로 역사에 남았다. 10-5 리드에서 등판한 신정락은 이 경기 전까지 4경기 연속 실점 중이었다. 결국 롯데의 불방망이에 무너졌다. 다음 투수 진해수마저 이우민과 손아섭, 김문호를 모두 내보내고 10-10 동점에서 교체됐다. 이동현은 끝내기 위기를 극복하고 11회까지 잘 넘겼지만, 결국 연장 12회 전준우에게 안타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이 타구가 중견수 안익훈 뒤로 흐르며 5시간 38분의 막장 드라마가 끝났다. 

△롯데

강추 - 4월25일 사직 한화전

돌아온 빅보이 이대호가 버틴 타선은 올 시즌 롯데의 가장 믿는 구석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 투수 2명과 젊은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선발진에서 호투해 승리를 챙기면서 시즌 초반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경험 부족을 보이며 기세가 꺾였을 때 베테랑이 나섰다. 4월25일 부산 한화전. 롯데 선발투수는 베테랑 송승준. 불펜진에서 시작했던 송승준이 선발진에 합류했다. 외국인 투수 2명,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젊은 피 3인' 박세웅과 김원중, 박진형으로 꾸려졌던 시즌 초반 롯데 선발진에서 중간 계투로서 송승준은 좋지 않았지만 선발진에 합류한 이날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4-2)를 이끌었다.

비추 - 무박2일 경기

타선도 쐐기를 박지 못했고 마운드는 고비마다 실점하면서 역대 6번째 '무박2일' 경기를 벌였다. 9회까지 5-5로 팽팽히 맞서던 롯데는 10회초 이천웅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정성훈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면서 5-10, 패색이 짙어 보였다. 그러나 10회 말에 극적으로 따라붙었고 희비는 연장 12회 말에 엇갈렸다. 12회 1사 1, 2루에서 전준우가 중전 안타를 쳤고, LG 중견수 안익훈이 타구를 뒤로 빠뜨리면서 2루 주자 이우민이 3루를 돌아 홈을 밟아 경기가 마무리 됐다. 이겼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경기였다. 믿었던 선발 송승준이 흔들렸고, 불펜진은 LG 타선에 애를 먹었다. 선발 송승준을 포함해 10명의 투수가 투입된 이날 '무박2일' 경기, 이겼지만 마운드는 10실점. '옥에 티'였다.

△한화

강추 - 6월 16일 수원 kt전

6월 16일 수원에서 로사리오가 역사를 썼다. 2회 2점 홈런을 시작으로 5회 솔로 홈런, 6회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3점 홈런을 쏘아올리더니 7회 솔로 홈런으로 4연타석 홈런을 완성했다. 한 경기 4연타석 홈런은 2000년 박경완 이후 17년 만이다. 이후 2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쳐 3경기 8홈런으로 괴력을 뽐냈다. 지난해 33홈런을 쳤는데 올핸 전반기에 22홈런. 댄 로마이어, 제이 데이비스 이후 한화 최고 외국인 타자로 불려도 손색없다.

비추 - 6월 5일 대전 KIA전

내보낸 자식이 호랑이가 돼서 왔다. 6월 7일 한화가 홈 구장 대전에서 KIA 사이드암스로 임기영에게 완봉패를 당했다. 5월 24일엔 7이닝 동안 1점에 그쳐 임기영의 시즌 6승을 헌납했다. 한화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임기영을 2라운드 18순위로 지명했는데, 2015년 시즌을 앞두고 FA로 영입한 송은범의 보상 선수로 KIA에 보냈다. 3년 동안 상무에서 병역을 해결하고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임기영은 올 시즌 7승 평균자책점 1.72로 선두 KIA의 선발투수로 당당히 자리매김. 같은 기간 1군에서 4승 24패에 그친 송은범과 대조적이라 더 쓰리다.

△삼성

강추 - 6월 23일 대구 한화전

올 시즌 최저 득점 지원 선발투수 페트릭. 늘 5이닝~6이닝 100구 언저리 투구를 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타선 침묵에 시즌 1승. 23일 경기 선발 등판해 6⅔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장원삼 심창민 장필준이 이어 던지기로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타선은 1회초부터 4득점 폭발. 한화 외국인 선발 비야누에바 상대 5점을 빼앗으며 강한 투수 잡기에 성공했다. 선발 불펜 타선까지 완벽했던 경기였다.

비추 - 4월 8일 수원 kt전

삼성과 kt 모두 투수 1명씩만 썼다. kt 피어밴드, 삼성 윤성환. 결과는 윤성환 완투패. 삼성 타선은 7안타 4볼넷에도 무득점. 윤성환은 8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 0-1로 패배. 4월 삼성이 왜 4승밖에 거두지 못했는지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kt

강추 - 7월 13일 수원 삼성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에 9회 9-8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오랜 만에 수원 팬들을 웃게 했다. 6월 5승 20패에 그쳤고, 7월에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는데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해 분위기를 바꿨다. 더군다나 대체 외국인 선수 멜 로하스 주니어가 멀티 홈런, 이적생 윤석민이 9회 동점 적시타를 치는 등 팀이 기대한 타자들이 승리에 이바지한 내용이 더 뜻깊다.

비추 - 6월 25일 인천 SK전

안 풀리는 팀의 전형적인 경기력을 보여 준 하루. kt는 앞선 10경기에서 2승 밖에 없었다. SK 원정에서 2연패하고 스윕패 위기에 몰려 있었다. 1회 3점, 2회 1점을 내고 앞서 갔다. 하지만 2회 2아웃을 잡고 수비 실책이 나왔다. 3실점. 3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병살타로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곧바로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7회 박경수의 홈런으로 6-6을 만들었는데 앞서갈 수 있었던 8회 2사 2루에서 오태곤이 견제사에 걸렸다. 9회 끝내기 홈런을 맞고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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