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60kg급 금메달리스트 김재엽이 한복을 차려입고 시상대에서 환호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티비뉴스=신명철 기자] 1964년 도쿄 대회 이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일본은 올림픽 유도에서 금메달 37개와 은메달 19개, 동메달 26개를 차지했다. 유도를 스포츠화 하고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만드는 데 가장 많은 노력을 한 일본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의 유도 강국 프랑스가 금메달 14개와 은메달 10개, 동메달 25개로 일본의 뒤를 이었다. 한국은 금메달 11개와 은메달 16개, 동메달 16개로 3위에 올랐다. 여자부가 강한 중국(금 8 은 3 동 11)과 쿠바(금 6 은 14 동 16) 그리고 유럽의 강호 러시아(금 5 은 4 동 7, 옛 소련 금 5 은 5 동 13 별도)와 이탈리아(금 4 은 4 동 7) 등을 제친 성적이다. 북한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로 선전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순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이 금메달 125개와 은메달 81개, 동메달 95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금메달 47개와 은메달 32개, 동메달 70개인 프랑스에 이어 한국은 금메달 27개와 은메달 8개, 동메달 51개로 3위에 올라 있다. 북한은 금메달 5개와 은메달 5개, 동메달 8개로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6편에서 계속>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한국 유도는 세계적인 강호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1987년 세계선수권자인 한국의 김재엽과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호소가와 신지는 60kg급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호소가와가 준결승에서 미국의 케빈 아사노에게 1-2 판정으로 지는 바람에 두 선수의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재엽은 대진운이 좋지 않아 금메달을 따기까지 경기당 4분 19초를 뛰어야 했다. 김재엽은 2회전에서 소련의 다크호스 아미란 토티카시빌리를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안뒤축후리기 효과로 누르고 금메달로 가는 어려운 관문을 통과했다. 토티카시빌리는 다음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의 윤현을 꺾고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재엽은 결승에서 3분 45초 만에 아사노가 지도 벌칙을 받은 것을 끝까지 잘 지켜 4년을 기다려 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복을 차려입은 김재엽이 시상대 위에 섰을 때 태극기가 소련기와 미국기, 일본기를 좌우에 거느리고 올라가는 장면이 펼쳐졌다.

65kg급의 이경근은 1회전을 부전승, 2회전과 3회전을 한판승으로 가볍게 통과한 뒤 준준결승에서 사실상의 결승전을 치렀다. 이경근은 전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소련의 유리 소콜로프를 절반으로 누르고 올라온 프랑스의 신예 부르노 카라베타와 일진일퇴의 공방전 끝에 2-1 판정승을 거두고 큰 고비를 넘겼다. 이경근은 준결승에서 전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인 헝가리의 타마스 부이코를 소매들어업어치기 한판으로 누이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인 폴란드의 야누스 파블로프스키는 전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야마모토 요스케를 한판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시종일관 공세를 편 이경근은 파블로프스키를 3-0 판정으로 꺾고 유도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이 기대됐던 95k급 하형주가 1회전에서, 78kg급 안병근이 2회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95kg 이상급 조용철이 로스앤젤레스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림픽과 함께 세계 유도 판도를 알 수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의 1990년대 이후 성적을 보면 한국 유도의 발전상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시기에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전기영이다. 전기영은 1993년 해밀턴(캐나다) 대회 남자 78kg급에서 일본의 요시다 히데히코를 누르고 우승한 뒤 1995년 지바 대회와 1997년 파리 대회에서는 체급을 86kg급으로 올려 2연속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연속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1991년 바르셀로나(스페인) 대회에서는 이듬해 열릴 바르셀로나 올림픽 정식 세부 종목으로 채택돼 있던 여자부에서 72kg급 김미정과 72kg 이상급 문지윤이 우승해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혔다. 김미정은 기대대로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3년 해밀턴 대회에서는 전기영 외에 남자 71kg급 정훈, 여자 66kg급 조민선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1995년 대회에서는 전기영 외에 여자 61kg급 정성숙이 우승했고 조민선은 2연속 정상에 올랐다.

1997년 파리 대회에서는 전기영 외에 김혁(65kg급), 조인철(86kg급)이 정상에 올랐고 2003년 오사카 대회에서는 최민호(60kg급), 이원희(73kg급), 황희태(90kg급)가 금메달을 차지하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2001년 뮌헨(독일) 대회에서는 조인철이 남자 81kg급, 2007년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대회에서는 왕기춘이 남자 73kg에서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고 2009년 로테르담(네덜란드) 대회에서는 왕기춘이 2연속 우승하고 이규원이 90kg급에서 금메달을 메쳤다. 2010년 도쿄 대회에서는 81kg급 김재범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2011년 파리 대회에서는 김재범이 81kg급에서 연속 우승했다. 2015년 아스타나(카자흐스탄) 대회에서는 남자 66kg급에서 안바울, 90kg급에서 곽동한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9년 버밍햄(영국) 대회와 2005년 카이로(이집트) 대회,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14년 첼리야빈스크(러시아) 대회에서 '노 골드'로 일시적으로 부진하고 여자부가 1995년 대회 이후 금맥이 끊겼지만 한국은 세계적인 유도 강국의 위상을 지키고 있다. <8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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