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의 야오밍'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저우치

[스포티비뉴스=조현일 NBA 해설위원/전문기자] 2017 NBA 라스베이거스 서머 리그가 막을 내렸다. 론조 볼, 카일 쿠즈마(이상 LA 레이커스), 제이슨 테이텀(보스턴 셀틱스),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댈러스 매버릭스) 등 올해 신인들이 많은 주목을 받은 가운데 전년 대비 관중, TV 시청률도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서머 리그 흥행에 힘을 보탠 또 다른 주역들이 있다. 중국 출신 콤비인 저우치(21살, 218cm), 딩얀유항(21살, 201cm)이 주인공. 둘은 서머 리그 내내 적지 않은 기회를 부여 받으면서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저우치, 폭풍 칭찬의 주인공
휴스턴 로케츠 소속으로 뛴 저우치는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선수다. 10대 시절부터 부지런히 국제대회에 참가해 한국의 골밑을 괴롭혔다. 라스베이거스 서머 리그에서도 인사이드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내비쳤는데 많은 현지 기자들이 "수비력이 단연 돋보인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함께 코트를 누빈 선수들도 놀란 눈치. 저우치와 함께 휴스턴 소속으로 서머 리그를 뛰었던 트로이 윌리엄스는 "첫 경기를 뛸 때까지만 해도 저우치가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다"며 "서머 리그 전에도 함께 할 기회는 있었다. 하지만 실전에선 느낌이 완전 달랐다. 저우치의 플레이를 놀라면서 지켜봤다"고 말했다. 

물론, 공격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야투 성공률은 32%에 머물렀고 3점은 17개 가운데 2개만 그물을 통과했다. 하지만 수비에선 엄청난 매력을 뽐냈다. 3경기에서 7개의 블록을 쳐냈고 상대 패스를 굴절시키는 디플렉션 플레이도 많이 만들어냈다. 

NBA 빅맨 출신인 로이 로저스 코치는 저우치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저우치가 코트 위에서 하는 일들이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론 굉장히 많은 역할을 해낸다. 슛을 저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팔을 뻗고 리바운드를 걷는다. 수비 위치도 잘 찾아낸다"며 저우치를 높이 평가했다. "특별한 친구다. 그의 미래를 생각하면 흥분된다. 무언가를 주문하고 말하면 몇 배 더 열심히 해서 되가져온다. 동료들과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휴스턴 구단 수뇌부들의 믿음도 굳건하다. 대럴 모리 휴스턴 단장은 "야오밍 이후 가장 훌륭한 중국 출신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1년 이후, 중국은 스타라 부를 만한 NBA 선수를 전혀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모리 단장의 말대로 저우치가 야오밍의 후계자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딩얀유항은 댈러스 매버릭스 소속으로 서머 리그를 뛰었다

저도 잊지 마세요!
댈러스 매버릭스 유니폼을 입고 뛴 딩얀유항도 나름의 성과를 냈다. 단기 계약을 맺고 NBA 서머 리그에 데뷔한 그는 중국프로농구리그(C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이기도 하다. 2016∼2017 시즌 39경기 평균 24.2득점 5.2리바운드 2.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MVP도 그의 몫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서머 리그 기록은 6경기 평균 5.8득점 2.7리바운드. 올랜도 서머 리그에서는 5경기 모두 주전으로 나서 평균 8.2득점 2.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산둥 라이온스 소속으로 뛴 CBA 시절에 비해 숫자는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서머 리그에선 원래 포지션인 스몰포워드 대신 파워포워드로 뛰면서 낸 기록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댈러스 코칭스태프는 딩얀유항이 201cm의 신장으로 4번 포지션에서 뛰면서 운동능력과 스피드를 좀 더 활용하길 바랐다. 장기간 3번으로 뛰어왔던 딩얀유항 입장에선 쉽지 않은 주문이었지만 그는 기꺼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중국 리그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던 스테판 마버리는 딩얀유항의 광팬이다. 전직 NBA리거이자 '중국 농구 전문가'이기도 한 마버리는 "딩얀유항은 특별한 무언가를 갖고 있는 선수다. 제대로 뛸 수 있는 기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만 부여 받는다면 정말 멋진 선수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딩얀유향의 최대 강점은 마음가짐이다. 딩얀유항은 "계약을 이끌어내고 또 유지시키기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할 것이다. NBA는 내 목표이자 꿈이었다. 늘 열심히 뛰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다. 

아담 실버 NBA 총재는 그 누구보다 '중국 출신 NBA 선수'에 목이 마른 인물이다. 실제, 2017 파이널 1차전이 끝난 후 "NBA에 뛰고 있는 중국 출신 현역 선수가 아무도 없다. 아주 열 받는 일"이라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50일 후, 두 명의 중국선수가 NBA 서머 리그를 활발하게 누볐다. 활약상도 나쁘지 않았다. 저우치와 딩얀유항이 실버 총재와 수많은 중국 농구팬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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