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팀 매드의 '비밀병기' 옥래윤은 일본 단체 히트 라이트급 챔피언이 됐다.

[스포티비뉴스=백상원 기자] 지난 15일 일본 나고야 국제 회의장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히트 40회 기념 대회에서 3명의 한국인 파이터가 챔피언에 등극했다. 종합격투기 베테랑 파이터 이상수가 헤비급 챔피언, '코리안 스나이퍼' 손성원이 웰터급 챔피언이 됐다.

팀매드의 '비밀병기' 옥래윤(26,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 또한 히트 라이트급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옥래윤은 '한국인 킬러' 기시모토 야스아키에게 5라운드 종료 3-0 판정승했다. 1라운드부터 잽과 원투펀치를 맞추며 점수를 얻었고 2라운드 어퍼컷으로 다운을 뺐으며 완벽히 승기를 가져왔다. 나머지 라운드에서도 계속 타격을 맞춰 야스아키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며 적지에서 완승했다.

25분을 싸웠기 때문에 "혹시 심하게 다친 곳은 없나"는 기자의 질문에 옥래윤은 환하게 웃으며 "크게 다친 곳은 없다. 다리 부상이 조금 있다. 종아리가 계속 욱신거려서 한동안 운동을 못 나갈 것 같다"고 대답했다.

챔피언이 된 소감을 묻자 옥래윤은 "챔피언이 됐는데 아직 벨트가 안 와서 실감이 안 난다. 기념사진 찍은 것도 사실 주최 측에서 잠시 빌려준 벨트로 찍었다"고 말하며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런 말하면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상대 선수가 생각했던 만큼 강하진 않았다. 오히려 소속 체육관 팀 매드의 스파링 파트너들이 더 강해서 훈련할 때가 더 힘들었다"고 밝혔다.

옥래윤은 경기 준비와 전반적인 경기 소감을 말했다.

"양성훈 감독님이 대비 전략을 잘 세웠고 그것에 맞춰 훈련했다. 팀 매드 선수들의 종합격투기와 케이지 레슬링 실력은 수준급이다. 같이 훈련했기 때문에 레슬링 방어는 자신 있었다. 긴장도 안 했다. 오히려 너무 긴장을 하지 않다 보니 아드레날린이 덜 분비돼 상대 공격이 아픈 게 문제였다.(웃음)"

"1라운드 상대가 자세를 바꿀 때 내가 오른손 펀치를 던져 정확히 맞췄는데 그때 '이 경기 이길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5분 5라운드 경기였지만 체력적으로도 문제없었다. 다만 타이틀전 25분 경기는 처음이라 4라운드 때 정신적인 부분에서 약간 당황했던 것 같다. 스스로 평가하자면 이번 경기는 10점 만점에 6점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완승했지만 상대를 끝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야스아키가 30전이 넘는 경험 많은 파이터라 최대한 신중하게 싸웠다. 베테랑 파이터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한순간에 역전당할 수 있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않고 이기는 것에 집중했다. 피니시로 이기지 못한 건 내심 아쉬웠다."

경기 후 야스아키와 훈훈한 우정도 나눴다고 이야기했다.

"종아리가 아파서 선수 대기실에서 얼음찜질하고 있었다. 야스아키도 그곳에 있었는데 일본어를 잘 몰라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다.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제스처를 취했는데 야스아키도 자기 발등 아프다고 몸짓했다. 서로 아프다고 징징거렸던 것 같다.(웃음) 사진도 같이 찍고 SNS 친구도 됐다. 야스아키 선수는 착하고 좋은 사람인 것 같다."

▲ 옥래윤은 '한국인 킬러' 기시모토 야스아키를 압도하며 판정승했다.

히트 40 대회엔 옥래윤 외에도 이상수, 손성원, 조남진 등 3명의 팀 매드 선수가 출전했다. 동반 출전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동반 출전을 하면 감량할 때 든든한 느낌이다. 힘들어서 이 악물고 버틸 때 정신적으로 위안이 된다. 단점은 다른 선수들의 경기 결과가 부담되는 것이다. 지난 중국 경기 땐 한국 선수 3명과 같이 갔는데 그때 내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먼저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화끈한 KO로 이기니깐 마지막 경기에서 뛰는 내가 부담되더라. 다행히 이번엔 첫 경기였다. 같이 출전해 마지막 경기를 뛴 조남진 선수가 정신적으로 부담됐을 것 같다. 조남진 선수가 잠시 방심하고 실수해서 져 버린 것 같다. 무척 안타까웠다."

"챔피언이 된 후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옥래윤은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고 기뻐해 주셨다. SNS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다. 많은 사람들이 축하해 줬다. 친구들은 축하해 주며 내 얼굴을 보고 '더 많이 맞고 와야 하는데 왜 이렇게 멀쩡하냐'며 농담하고 놀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히트 대회사에서 경기 제안을 하는 대로 바로 싸우겠다. 하지만 출전 간격이 너무 길어지면 다른 단체 경기도 알아볼 생각이다. 내가 라이트급 챔피언이 된 일본 단체 히트와 국내 단체 엔젤스 파이팅이 협력 관계라고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다른 단체를 뛰게 된다면 아마 그곳에서 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이터 옥래윤의 최종 목표는 'UFC'다.

"히트 챔피언에 만족하지 않는다. 내 꿈과 목표는 UFC다. 계속 타이틀 방어하고 강한 상대와 싸워 UFC에 입성하고 싶다. 아직 보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아직까지 파이터 옥래윤의 스타일은 미완성이다. 어림잡아 70% 정도 완성된 것 같다. 난 경기에 굶주려 있고 경험을 쌓아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하지만 UFC 오퍼가 오면 언제든지 갈 생각이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옥래윤은 "언제나 가족들이 내 뒷바라지를 해준다. 고생 많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헌신한 양성훈 감독님과 팀 매드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언제나 부족한 나를 이끌어 주기 때문에 그분들에게 갚아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빨리 UFC에 진출해 보답하고 싶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경기 도중 입은 다리 부상은 UFC를 목표로 하는 옥래윤의 운동 열정을 막을 수 없어 보였다. "어서 빨리 회복해서 체육관에 나가 훈련하고 싶다. 빨리 경기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헝그리 정신이 느껴졌다.

종합격투기에 푹 빠졌다고 말하는 열정적인 26살 청년 파이터, 옥래윤은 오늘도 UFC 파이터를 꿈꾸며 체육관 문을 향해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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