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사람의 미래는 타인이 마음대로 생각하고 속단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인생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 NBA 서머리그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 지 시험하려는 고려대 센터 이종현(21, 206cm, 3학년)의 도전은 위대한 발걸음이 될 수 있을까.

휘문중 시절부터 한국 농구를 이끌 대형 센터로 주목을 받았던 이종현은 경복고 3학년 시절 이미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지금은 고려대를 대학리그 최강으로 이끌고 있다. 지난해 스페인 농구 월드컵 블록슛 1위(경기 당 2.6개)로 활약한 데다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 혜택까지 받은 이종현은 현재 논산 훈련소에서 4주 간의 군사 훈련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만난 이종현은 “NBA 도전은 반드시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경험을 쌓고 기량을 키우는 데 더 큰 의의를 뒀다. 아직 젊은 만큼 계속 도전할 계획이다. 또한 이를 기화로 KBL 드래프트에 얼리 엔트리로 나설 생각은 없다”라고 밝혔다. 몸값 높이기를 위한 액션이 아니라는 전제 하의 도전이다.

“제 신장이 미국 무대 기준으로 큰 편은 아니잖아요. 지난 겨울 미국 캠프 때 파워포워드로서 외곽슛도 갖추거나 3번(스몰 포워드)으로도 뛸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앞으로 제 장점인 긴 팔(윙스팬 223cm)을 잘 활용하고 미들슛 정확도를 높여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서머리그에서 현지 선수들과 부딪히기 전인 만큼 이종현 입장에서는 NBA 선수들의 경기 영상을 유심히 지켜보는 간접 체험이 최대한의 준비 중 하나. 롤모델에 대해 묻자 이종현은 “특별한 롤모델은 없다”라면서도 파우 가솔(시카고 불스)-마크 가솔(멤피스 그리즐리스) 형제와 블레이크 그리핀(LA 클리퍼스) 포스트 플레이어들을 보며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가솔 형제는 파워를 앞세우기보다 센스를 앞세워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잖아요. 슛도 좋고요. 그리고 그리핀 같은 경우는 (오)세근(KGC 인삼공사)이 형처럼 파괴력을 앞세우는 플레이를 펼치고요. 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필요할 때는 외곽슛도 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으나 그가 어필하려는 부분은 바로 골 밑을 듬직하게 지키는 포스트 플레이어 이종현임을 알 수 있었다.

쉽지 않다. 그리고 전례를 떠올려보면 굉장히 어려운 도전이다. 218cm 120kg로 이종현보다 한 수 위 하드웨어를 갖춘 이란의 하메드 하다디는 아시아 무대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NBA 진출 후 멤피스-피닉스에서 식스맨 롤이 아닌 백업 센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0여 년 전 하승진(전주 KCC)은 221cm 신장을 앞세워 포틀랜드 지명까지 성공했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유턴했다. 아시아 센터로서 NBA 선구자가 된 왕즈즈와 최고의 성공 전례인 야오밍 등 중국 출신 NBA리거들은 단순히 키만 큰 선수가 아니라 중장거리포도 갖췄다.

“항상 NBA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며 '괜히 NBA가 아니구나'라고 감탄을 해요. 아직 전 그 무대에서 내세울 것이 없는 선수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서머리그에서 많이 배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종현의 경우는 미들슛이 정확한 편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무대 기준으로 봤을 때 힘에서 우위를 갖춘 선수가 아니다. 또한 신장 대비 슛거리가 길지 않아 외곽포 장착은 필수로 볼 수 있다. 큰 무대 수준에 맞는 파워포워드로서 내일을 기대하는 이종현의 도전은 어떻게 이어질 것인가.

[사진] 이종현 ⓒ SPOTV NEWS 한희재 기자

[영상] 이종현 인터뷰 ⓒ SPOTV NEWS 영상편집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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