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승준은 KBO 리그 통산 100승에 1승을 남겨 두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통산 134승으로 KBO 리그 현역 최다승 투수에 올라 있는 배영수(36)는 "올 시즌 특별한 목표는 없다.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치고 싶다"고 누누이 말한다.

미국과 한국을 통틀어 프로 경력 19년째인 롯데 베테랑 투수 송승준(37)의 목표 역시 같다. 

26일 부산에서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7이닝 2실점 호투로 9-8 승리를 이끌고 KBO 리그 통산 99번째 승리를 올린 송승준은 "통산 100승보다는 아프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에 힘을 보태고 싶은 생각 뿐"이라고 밝혔다.

아마추어를 평정하고 프로에서도 승승장구했던 배영수와 송승준 둘 다 30대 중반대에 접어들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등 내림세를 탔다. 배영수는 2015년 11월 팔꿈치 수술을 한 뒤 지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구속과 구위가 모두 떨어졌다. 송승준은 FA 계약 첫 해인 지난해 41⅓이닝으로 데뷔하고 처음으로 10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 시즌 도중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올 시즌엔 각자의 팀에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배영수가 90.1이닝, 송승준이 81.1이닝으로 27일 현재 80이닝을 넘긴 국내 선발투수 18명 가운데 35세가 넘는 이는 배영수와 송승준, 그리고 윤성환(삼성) 단 셋이다.

두 투수와 함께하는 이상군 한화 감독 대행과 조원우 롯데 감독은 하나같이 로테이션을 지키는 두 투수에게 고마워한다. "두 선수의 자기 관리법과 투구 내용을 젊은 선수들이 본받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재영 이태양 김원중 박진형 등 각 팀의 젊은 투수들은 두 투수를 믿고 따른다.

송승준은 "(배영수와) 우리 베테랑 투수들이 안 아프고 꾸준하게 던지는 경기력을 젊은 선수들 앞에서 보여 주면 그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 아프고 서로 끝까지 잘했으면 좋겠다"며 "(배영수가) 현역 최다승 투수다. 그런 선수와 맞대결했다는 것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송승준은 1승을 더하면 KBO 리그 역대 29번째로 100승 투수가 되고, 4승을 더하면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와 함께 손민한이 갖고 있는 롯데 선발투수 최다승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하지만 송승준은 기록 대신 건깅하게 시즌을 마치고 싶은 바람을 확실히 했다. "막상 100승을 달성하고 역대 기록에 올라가면 실감이 나고 기분이 좋겠지만 딱히 의식은 하지 않는다. 내 나이 38세다. 미국에서 많이 승을 올려서 이미 100승을 했다고 생각한다. 미국 기록을 다 더하면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150승이 되지 않을까. 차라리 지금처럼 계속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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