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제작 영상뉴스팀]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책임질 세 명의 특별한 인재가 돌아왔다. 유영(13, 과천중) 임은수(14, 한강중) 김예림(14, 도장중)은 2016~2017 시즌이 끝난 뒤 각각 다른 방법으로 성장의 길을 걸었다.

유영은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로 날아갔다. 그가 지난 3개월간 구슬땀을 흘린 장소는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이다. 이곳은 '피겨 여제' 김연아(27)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준비했던 곳이다. 현재 세계적인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이곳은 가장 유명한 피겨스케이팅 훈련지다.

유영은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해외 훈련을 선택했다. 2016년 1월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유영은 만 11살의 나이로 우승했다. 2004년 5월 27일 태어난 유영은 김연아가 2003년 이 대회에서 세운 역대 최연소 우승(만 12세 6개월) 기록을 갈아 치웠다.

▲ 왼쪽부터 김예림, 임은수, 유영 ⓒ 목동아이스링크, 스포티비뉴스

'피겨 신동'으로 불린 유영은 지난 1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5위에 그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한 그는 프리스케이팅 1위에 오르며 반전을 노렸지만 최종 5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어 열린 전국동계체전 초등부에서 우승한 유영은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훈련에 전념한 그는 지난 4월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점프 전문가인 지슬란 브라이어드(캐나다)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브라이어드는 차준환(16, 휘문고)의 점프 코치이기도 하다.

또한 스케이팅 스킬은 김연아의 스트로킹을 점검한 경험이 있는 트레이시 윌슨(캐나다)에게 배웠다. 지난 23일 귀국한 유영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슬란 코치님과 점프를 보완했고 새 프로그램 연습도 했다. 도 여러 가지 점프를 타노(머리 위에 팔을 올리며 뛰는 점프)로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점프는 물론 다소 부정확한 동작도 교정을 받았다. 트레이시 윌슨에게 스케이팅 스킬을 배운 유영은 "아직 스케이팅 기본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데 그곳(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많이 배웠다"며 "윌슨 선생님이 저한테 (김)연아 언니가 왔을 때와 똑같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유영이 트리플 악셀과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 연습도 했다는 점이다. 그는 2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미디어 데이에서 "4회전 점프와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는데 트리플 악셀 성공률은 70% 정도다. 계속 좋아지면 올 시즌 (실전 경기에서)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트리플 악셀은 김연아(27)도 정복하지 못한 기술이다. 김연아는 한때 이 기술 연습에 매진한 적이 있었다. 특정 기술보다 프로그램 완성도에 집중하고 부상 방지를 위해 이 기술을 실전 경기 프로그램에 넣지 않았다.

▲ 유영 ⓒ 곽혜미 기자

김연아는 물론 한국 여자 싱글 선수 가운데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악셀을 뛴 이는 없다. 만약 유영이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킬 경우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로는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뛴 선수가 된다.

임은수도 유영처럼 해외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임은수는 올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새로운 한국 여자 싱글 챔피언이 됐다. 이어진 동계체전 여중부에서 우승했다. 특히 그는 지난 3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다. 비록 아깝게 메달은 놓쳤지만 ISU가 인정한 개인 최고 점수인 180.81점을 받으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주니어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미국 LA에서 새 프로그램 연습은 물론 점프와 다른 요소들을 보완했다. 임은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비점프 요소들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며 "이번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하면 지난 시즌 경험을 되살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은수의 장점은 비거리가 넓은 점프와 어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력을 모두 갖췄다는 점이다. 여기에 강한 승리욕도 임은수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

▲ 임은수 ⓒ 곽혜미 기자

김예림은 지난해 ISU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에서 임은수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두 번의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일본, 프랑스)에 도전했지만 각각 5위와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임은수에 이어 2위에 오른 그는 애초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첫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기회를 놓쳤다.

지난 시즌 마무리가 아쉬웠던 김예림은 국내에서 지도자인 이규현 코치와 구슬땀을 흘렸다. 그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힘들었다. 이번 그랑프리에 출전하면 지난 시즌 실수를 보완해 제대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통점은 남다른 재능과 강한 승부 근성 여기에 어린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을 지녔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이들은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힘든 시기를 거치고 있다. 선수들이 성장할 때 나타나는 '성장통'은 큰 영향을 미친다. 갑자기 체격이 커지고 키가 자라면 점프가 흔들리거나 무릎 등 신체에 통증이 생긴다.

"딱히 아픈 곳은 없는데 성장통이 있었고 무릎과 발목이 조금씩 아팠다"고 말했다.

임은수는 "키가 많이 자라면서 아직 큰 부상은 없었다. 점프가 흔들릴 수 있다고 했는데 신경 안 쓰고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김예림은 "키가 갑자기 커서 옛날과 많이 달라졌지만 크게 힘든 점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 김예림 ⓒ 곽혜미 기자

유영과 임은수 그리고 김예림은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발전하고 있다. 비시즌간 치열하게 노력한 이들의 새로운 면모는 28일 열리는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 첫날 여자 싱글 주니어 쇼트프로그램에서 나타난다.

유영의 새로운 프로그램은 Don't Rain on My Parad(쇼트)와 캐러비안의 해적 OST(프리)다. 임은수의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곡은 영화 Sweet Charity의 OST인 Rich Man's Frug이고 프리스케이팅 곡은 그랑기뇰/오블리비온 탱고 편집곡이다. 김예림은 새 프로그램 곡으로 River Dance(쇼트)와 영화 라라랜드의 OST(프리)를 선택했다.

한편 이번 대회 주니어부에서 5위 안에 진입하면 2017~2018 시즌 ISU 주니어 그랑프리 출전권이 주어진다. 3위 안에 진입한 선수는 2개 대회에 나갈 수 있고 순위가 높을수록 자신이 원하는 대회를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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