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남자 피겨스케이팅에서 생존하려면 4회전 점프가 필수적이다. 모든 요소를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도 중요하지만 어느덧 4회전 점프를 뛰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리는 시대가 왔다.

에반 라이사첵(미국)은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4회전 점프 없이 금메달을 땄다. 이에 예브게니 플루센코(러시아)는 "4회전 점프 없이 올림픽 챔피언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7년 전에는 4회전 없이 올림픽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점프와 스핀 안무 또한 독창적인 프로그램 수행 능력 등 모든 것을 갖춰도 남자 싱글에서 4회전을 못 뛰면 경쟁 대열에서 이탈한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희망 차준환(16, 휘문고)은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또한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점프 지도자인 지슬란 브라이어드(이상 캐나다)도 차준환에게 4회전 점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차준환은 실전 경기에서 뛰는 쿼드러플(4회전) 살코 외에 다른 4회전 점프도 연습했다. 쿼드러플 토루프에 매진했고 시간이 있으면 루프도 4회전으로 뛰는 연습을 했다.

지나치게 많은 4회전 점프를 한꺼번에 연습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부상 방지를 위해 차준환은 4회전 점프를 천천히 자신의 것으로 완성했다.

차준환은 2016~2017 시즌 4회전 점프를 한 번 뛰었다. 지난 시즌 주니어 무대에서 뛰었던 그는 쿼드러플 살코를 뛰었다. 주니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4회전 점프를 뛸 수 없다. 3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쿼드러플 살코를 두 번 시도했다.

훈련지인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 컬링 클럽에서 구슬땀을 흘린 차준환은 현재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진행 중인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 챌린지(평창 동계 올림픽 1차 선발전 및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시니어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차준환은 2017~2018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이번 시즌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린다. 첫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차준환에게 다양한 4회전 점프는 필수적이다.

▲ 차준환 ⓒ 스포티비뉴스

이번 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번,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 4회전 점프를 뛰겠다고 밝혔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쿼드러플 살코를 뛰고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쿼드러플 살코와 토루프를 뛸 예정이다.

차준환은 "새로운 점프인 쿼드러플 토루프는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경기에서도 연습 때처럼 잘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살코+더블 코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뛸 예정이다. 차준환은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켰다. 국내 선수 가운데 쿼드러플 토루프를 가장 먼저 뛴 이는 전 국가 대표 이동훈(30)이다. 김진서(21, 한체대)도 지난 1월 전국종합선수권대회에서 쿼드러플 토루프를 실수 없이 뛰며 인정받았다.

만약 차준환이 이번 선발전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세 번의 4회전 점프를 모두 성공시킬 경우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한 대회에서 4회전 점프를 세 번 뛴 최초의 선수가 된다.

차준환의 ISU가 인정한 개인 최고 점수는 지난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242.45점이다. 만약 4회전 점프를 모두 실수 없이 뛰고 클린 경기에 성공하면 250점도 넘을 수 있다.

이번 선발전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는 차준환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시즌 초반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기는 어렵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끼울 경우 차준환의 성장은 몇 발자국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차준환은 29일 열리는 남자 싱글 시니어 쇼트프로그램 출전자 4명 가운데 첫 번째로 빙판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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