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문경, 조영준 기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종합 스포츠 이벤트가 진행될 때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종목에서 낭보를 전해주는 경우가 많다. 정구는 여전히 일반인들에게 생소하지만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테니스와 유사한 정구는 영어로 '소프트 테니스(Soft Tennis)'로 불린다. 정구는 1890년경 일본에서 시작됐다. 서구에서 시작된 테니스는 아시아인들의 체격조건에 맞게 변형됐고 결국 정구란 종목이 탄생했다. 정구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정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무려 16개의 금메달을 한국 선수단에 안겼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7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며 종주국 일본을 제치고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현재 경북 문경시 국제정구장에서는 제55회 대통령기 전국 정구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다. 28일 열린 남녀 단체전은 SPOTV와 포털사이트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내년 열리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한번 영광을 재현하려는 정구 선수들은 세대교체 중이었다.

▲ NH농협은행 정구 복식 팀인 문혜경(왼쪽)과 백설 ⓒ 문경 국제 정구장, 스포티비뉴스

특히 여자부는 '정구 여왕' 김애경(29)이 코트를 떠났고 파트너인 주옥(28)도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인천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올랐던 김애경은 국내에서 얼마 되지 않는 '세계 일인자'였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였던 것은 물론 소속 팀인 NH농협은행을 국내 최강 팀으로 이끌었다.

김애경과 주옥이 떠난 NH농협은행은 여전히 막강했다. 28일 문경 국제 정구장에서 열린 대통령기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NH농협은행은 옥천군청을 2-1로 이겼다.

단체전은 복식 2경기 단식 1경기로 진행된다. 단식에 나선 김영혜(21)는 옥천군청의 김지연(23)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복식 2경기를 모두 이긴 NH농협은행은 이 대회 3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문혜경과 백설은 김애경-주옥 조의 뒤를 잇는 복식 조다. 1복식에 나선 이들은 옥천군청의 조혜진(25)-이초롱(19) 조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4-0으로 완승했다.

2복식에 출전한 NH농협은행의 나다솜(22)-이민선(19) 조는 옥천군청의 윤소라(21)-고은지(22) 조를 4-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경기를 마친 문혜경-백설 조는 "3년 연속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 때문에 부담감도 있었다"며 "그러나 막상 코트에 서니 떨리지 않았고 뒤에서 도와준 동료와 감독님이 있어서 수월하게 풀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백설은 "아직도 경기할 때 선배 언니들이 찾아와주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감독님의 지도도 좋고 팀 전통을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박용국 NH농협은행 테니스 감독은 스포츠단의 단장이 됐고 장한섭 정구 감독은 부단장이 됐다. 장 부단장이 떠난 자리는 유영동 감독이 물려받았다.

한국 정구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풍년을 이룰 때 문혜경과 백설은 고등학생 유망주였다. 어느덧 한국 여자 정구 복식의 강자로 떠오른 이들에게 큰 목표가 있다.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이다.

문혜경은 "올해도 아시안게임을 목표로 놓고 준비하고 있다. 체력과 연습량을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설은 "아직 저는 국가 대표가 아닌 우선은 선발전을 거쳐야 한다"며 "만약 대표가 된다면 우승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구 국가 대표 선발전은 양궁처럼 매우 치열하다.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더 힘들다. 세계 정상급 선수 대부분이 국내에 있기에 정구 선발전과 양궁과 비슷하다.

대한정구협회 관계자는 "최근 정구는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선수들은 점점 줄어드는 편인데 정구는 그래도 유망주들이 크게 줄지 않고 계속 유지하고 있다. 내년 아시안게임은 인천 아시안게임처럼 많은 금메달을 따는 것은 어렵지만 4개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상] 대통령기 여자 일반부 단체전 복식 경기 NH농협은행 VS 옥천군청 ⓒ SPOTV 미디어서비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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