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람.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정우람의 구위가 심상치 않다." 7월 이후 정우람이 크게 흔들린 투구 모습을 보이자 나온 지적이다. 특히 폭투로 패전 투수가 된 두산전 이후로는 그에 대한 지적이 들끓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정우람은 구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일까. 구위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직구의 숨겨진 데이터들을 찾아보면 그 해답을 금방 찾을 수 있다.

정우람은 직구가 주무기인 선수다. 공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묵직한 볼 끝은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한화 포수 최재훈은 "우람이 형은 직구가 좋다. 직구를 기본으로 깔고 볼 배합을 한다.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에 활용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구위 저하가 가장 빨리 오는 것은 직구부터다. 투수가 직구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는 순간, 특히 마무리 투수는 기량 저하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우람의 직구엔 변화가 있는 것일까. 직구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에 불안한 경기도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로 분석해 봤을 때 정우람의 직구에선 하락세를 찾기 힘들었다.<표 참조>

일단 직구의 힘이 떨어지는 가장 큰 요인은 팔 각도가 떨어질 때 나타난다. 힘이 떨어지는 것과 팔이 떨어지는 것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정우람의 릴리스 포인트는 일정하다. SK 시절과 똑같은 16세이브를 기록한 지난 해 직구 릴리스 포인트는 평균 1.63m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이 보다 조금 높아졌다. 1.65m를 기록중이다. 1점대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던 4월 성적 포함, 5월까지 기록과 이후 기록에 차이가 없다.

익스텐션은 다소 짧아졌다. 지난해 만큼 공을 끌고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과 중반 이후 기록은 비슷하다.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음을 뜻한다.

직구의 볼 끝을 엿볼 수 있는 무브먼트에도 큰 차이는 없다. 올 시즌 초반 수직 무브먼트(직구의 상.하 변화)가 53.28cm로 조금 높아지긴 했지만 이후로는 지난 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 비해 무브먼트가 줄어든 것은 다소 아쉬운 대목이지만 지난 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나빠졌다고 보기 힘든 대목이다.

다만 수평 무부먼트(좌.우 변화)는 다소 줄어들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쪽으로 31.50cm 변하던 것이 27,48cm까지 줄어들었다. 정우람의 직구에서 문제를 찾는다면 이 한 대목을 이유로 들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우람과 한화도 수평 변화랑의 감소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그러나 중요한 회전수에선 오히려 최근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 볼 끝의 힘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수단 중 하나가 회전수다. 정우람의 직구 회전수는 날이 갈 수록 좋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2300rpm을 돌파하기도 했다.

타 팀 투수코치는 "남의 팀 선수라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전제한 뒤 "다만 구위에선 정우람이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데는 동의한다. 외견상으로도 변한 건 없어 보인다"며 "그렇다면 문제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을 수 밖에 없다. 팀 내부 사정을 모르니 뭐라 말 할 수는 없지만 정우람이 부담을 많이 느끼기 때문은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본다"고 말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정우람의 직구는 수평 변화량을 제외하곤 좋았을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이를 증명하 듯 지난 두 경기선 1.1이닝 무실점과 1이닝 무실점으로 각각 승리와 세이브를 따낸 바 있다.

정우람이 마음의 짐을 덜고, 보다 자신의 직구를 믿으며 공을 던질 수 있을까. 남은 시즌 그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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