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마무리는 아쉬웠지만 걸어온 과정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지 못한 뼈아픈 경험 속에는 지나칠 수 없는 문제점도 있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이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2그룹에서 준우승했다. 예선 라운드에서 8승 1패로 1위를 차지한 한국은 우승의 꿈을 달성하지 못했다. 한국은 31일(한국 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2017년 FIVB 그랑프리 여자 배구 대회 2그룹 결승전에서 폴란드에 세트스코어 0-3(19-25 21-25 21-25)으로 졌다.
아쉬운 결과였다. 하필이면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이 나왔다. 12명의 인원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이러한 한계점은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또한 그랑프리 대회 전부터 우려했던 문제는 끝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세터가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다. 예선 라운드에서 한국에 두 번 무릎을 꿇은 폴란드는 아킬레스건에 화살을 쐈다. 여기에 무너진 한국은 우승 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아직은 완성되지 않은 세대교체와 교체 자원의 부족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8강에 오른 한국은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날개 공격수와 미들 블로커 대부분은 남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포지션인 세터와 리베로는 세대교체에 들어갔다.
베테랑 리베로인 김해란(흥국생명)은 여전히 대표 팀에 남아 자기 소임을 해냈다. 김해란의 뒤를 받쳐준 김연견(현대건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며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홍성진 여자 배구 대표 팀은 감독은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받쳐줄 레프트 한 자리에 많은 고민을 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김연경과 대각을 이루는 자리에는 박정아(한국도로공사) 김미연(IBK기업은행) 황민경(현대건설)이 번갈아가며 책임졌다.
그랑프리를 앞두고 강소휘와 이소영(이상 GS칼텍스)은 부상으로 대표 팀에서 빠졌다. 2016~2017 시즌 V리그 MVP인 이재영(흥국생명)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이 빠진 상황에서 김미연과 황민경은 최선을 다했지만 높이와 힘을 갖춘 유럽 팀과 경기에서 한계점이 드러났다.
김연경과 더불어 레프트에서 확실하게 제 소임을 할 수 있는 공격수가 절실하다. 홍 감독은 "(김)연경이와 레프트를 책임질 한 자리는 여러 선수를 기용해 테스트해 본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들 블로커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를 모두 해낼 수 있는 배유나(한국도로공사)도 부상으로 빠진 점이 아쉬웠다. 12명의 선수들은 유럽-한국-유럽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펼쳤다. 교체 선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체력을 소진한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독일과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이런 여파는 다음 날 이어진 결승에서 나타났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둔해졌고 체력과 시차 적응에서 힘들어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치러지는 국제 대회에서 주전 선수들의 뒤를 받쳐줄 교체 자원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다음 달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올해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선전하려면 14명의 멤버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려했던 세터 문제,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다
체코에서 진행된 2그룹 준결승과 결승에서 한국은 염혜선(IBK기업은행)과 이소라(한국도로공사)를 번갈아 투입했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3-2로 역전승하는 데 수훈을 세웠던 이는 이소라다. 김연경을 비롯한 공격수들의 입맛에 맞는 토스를 올려준 이소라는 한국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결승에서 두 명의 세터는 모두 불안했다. 리시브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지만 세터들의 토스가 흔들리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에 두 번 패한 뒤 칼을 갈고 나온 폴란드는 예전의 팀이 아니었다.
한국 공격수들이 볼을 때리는 방향을 철저하게 꿰뚫고 있었다. 또한 중앙 속공에 약한 점도 적절하게 활용했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세터 싸움은 물론 미들 블로커 경쟁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가장 중요한 경기를 놓고 대비한 점과 전략에서 한국은 폴란드에 밀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의 조직력을 끌어올릴 세터 문제다. 김연경이 2012년 런던 올림픽 MVP에 오를 수 있었던 원인은 볼을 제대로 올려준 세터 김사니와 이숙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터 문제는 대표 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여자 배구는 국내 V리그를 대표할 간판 세터가 없는 상황이다. 2016~2017 시즌을 끝으로 김사니가 은퇴하면서 세터의 부재는 한층 커졌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대비한 세터 육성이 절실하다. 김사니와 이숙자 그리고 이효희(한국도로공사)처럼 끝까지 팀을 책임질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 것이 큰 숙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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