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베어스 에이스는 여전히 니퍼트다. 올 시즌에도 이미 10승을 돌파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니퍼트가 '최고'라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22승을 거뒀던 지난해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니퍼트는 210만 달러를 받는 최고 몸값 외국인 선수다. 당연히 최고의 활약을 기대하고 안겨 준 연봉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니퍼트를 최고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최근 3연승 중이지만 7월21일 한화전서는 6이닝 6실점(5자책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패전투수가 더 어울리는 성적이다. 6월21일 KIA전서는 3이닝 9실점이라는 최악의 기록도 남겼다. 6월 4경기서는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니퍼트의 직구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했다. 지난해 까지 12승4패, 평균 자책점 2.44로 니퍼트에게 약점을 보였던 LG는 올 시즌 니퍼트를 상대로 6이닝 4득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LG 한 코치는 "한 경기만 놓고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니퍼트의 직구가 이전 보다 약해진 느낌을 받았다. 선수들도 자신감 있게 들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팀 중계를 보니 좋고 나쁠 때의 차이가 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니퍼트는 여러 장점이 있는 투수지만 그 중에서도 직구의 위력이 가장 중요한 투수다. 김경문 NC 감독은 "큰 키(203cm)에서 찍어 누르는 직구가 위력적인 투수다. 니퍼트의 성공 이후 키 큰 외국인 투수를 찾는 경향이 도드라졌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니퍼트의 직구는 분명 지난해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의 느낌은 데이터로도 확인이 가능하다.<상단 그래픽 참조>

일단 니퍼트는 릴리스 포인트가 낮아졌다. 평균 구속은 1km정도 떨어진 수준이지만 릴리스 포인트는 지난 해 보다 5cm나 낮아졌다. 자연스럽게 공을 놓는 포인트도 뒤로 밀렸다. 익스텐션(투수가 투구판을 밟고 앞으로 끌고 나오는 거리)도 3cm 정도 뒤로 밀렸다.

공을 앞으로 충분히 끌고나와 주지 못하면 공의 회전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니퍼트의 직구 회전수는 지난 해와 올 시즌 5월까지는 2500rpm을 넘어섰다. 하지만 6월 이후로는 2400rpm대로 뚝 떨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공이 떠오르는(실제로는 덜 떨어지는) 힘도 떨어졌다.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상.하 움직임)이 47.98cm에서 44.34cm로 줄어들었다. 큰 차이가 아니라고 느낄 수 있지만 현장의 반응은 달랐다.

A팀 전력분석원은 "니퍼트의 직구는 떠오르는 힘이 좋은 것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3cm가 낮아진 것은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작년이나 올 초에 (배트 윗둥을 맞아-볼을 밑둥을 쳐서)파울이 될 공이 정타로 맞아나갈 수 있는 차이다. 눈 여겨봐야 할 변화"라고 말했다.

타자는 투수의 공을 끝까지 볼 수 없다. 일정 지점에서 들어올 곳을 예측하고 친다. 볼 끝의 움직임이 크면 그 예상을 벗어나는 공이 될 수 있고 타자의 정타를 피할 가능성도 높다. 그 움직임이 작아질 수록 안타가 될 확률도 높아진다. 니퍼트의 변화를 예사로 볼 수 없는 이유다.

2일 대구 삼성전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니퍼트는 이날 경기서 12승(6패)에 도전한다. 잘 알려진 대로 삼성 천적이다. 데뷔 이후 지금까지 16승2패, 평균 자책점 2.42를 기록할 만큼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올 시즌 삼성은 3할 타자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타격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팀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여줘야만 한다. 만에 하나 삼성을 상대로도 투구 내용이 좋지 못하다면 남은 경기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과연 니퍼트가 천적팀 삼성을 상대로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직구의 구위가 그 결과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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