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남자 가레스 베일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오는 9일(한국 시간) 세계 축구 팬의 시선이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에 쏠린다. '위기의 남자' 가레스 베일(레알 마드리드)에게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경기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오는 9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위치한 필립 2세 국립 경기장에서 2017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을 치른다. 슈퍼컵은 챔피언스리그(UCL) 우승팀과 유로파리그(UEL) 우승팀들의 대결로 유럽 챔피언을 가리는 경기다.

여름 이적 시장 내내 세금 문제로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만큼이나 베일의 거취가 뜨겁다. 두 선수의 차이가 있다면 호날두는 자의로, 베일은 타의로 팀을 떠나려는 혹은 떠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만큼 베일의 입지는 좋지 못하다.

지난 2013년 세계 최고 이적료로 레알에 합류할 떄만 하더라도 베일은 호날두의 뒤를 잊을 차세대 발롱도르 후보였다. 시작은 좋았다. 자신의 강점 '치달'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날았다. 그런데 이후 부상으로 꺾였다. 지난 시즌 베일이 온전한 몸상태로 그라운드에 나선 시간은 거의 없었다. 베일을 좋아하기로 소문난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의 든든한 지원이 아니었더라면 베일은 이번 여름 팀을 떠난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알바로 모라타(첼시)와 같은 운명에 놓일 뻔했다.

▲ 베일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베일은 지난 2016 슈퍼컵 결장을 시작으로 시즌 내내 부상과 함께 살았다. 12월 FIFA 클럽 월드컵도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베일은 지단 감독의 배려로 자신의 고향 웨일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20분이나마 뛸 수 있었다. 베일은 레알이 5시즌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르고 전무후무한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달성하는 데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베일은 지난 시즌 27경기 출전에 그쳤고 9골 5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단 감독은 베일이 빠진 기간 중 'BC(카림 벤제마-호날두)'만으로 팀을 꾸리는 방법을 찾았다. '마법사' 이스코를 프리롤로 배치한 다이아몬드 4-4-2 포메이션이 오히려 레알의 밸런스를 살렸다. 이스코는 부리런하게 움직이면서 베일보다 수비에 공헌했고, 중원에서 영향력이 컸다. 지단 감독은 바이에른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넘으면서 서서히 베일없이 사는 법을 터득했다.

레알은 지난 시즌 활약으로 최고 스타로 떠오른 AS모나코의 킬리안 음바페 영입을 위해 적극 나섰고, 더 많은 태양이 뜨기 어려운 레알의 상황에선 베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컸다. 음바페 영입에 적지 않은 이적료가 필요하고, 음바페 역시 주전에서 뛸 수 있는 팀을 원한다. 호날두와 벤제마는 전술적인 이유로, 팀에 미치는 영향 면에서 베일보다 중요한 선수다. 

▲ 베일의 가장 큰 장점 스피드도 이제는 보기 힘들어졌다.

이미 베일은 프리시즌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을 돌려놓는데 실패했다. 베일은 프리시즌 내내 번뜩이는 몸놀림을 선보이지 못했다. 자신의 장기인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하는데도 어려웠고 벤제마와 투톱 체제에선 호날두처럼 기민하지 못했다.

폭풍의 한가운데 심리전의 대가 무리뉴 감독이 합세했다. 무리뉴 감독은 슈퍼컵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일이 내일(9일) 경기에 출전한다면 (베일 영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은 이어 "베일이 내일 경기에 나온다는 것은 베일이 감독과 구단의 계획에 있고, 선수 본인이 레알에서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지만 이내 "베일이 출전하는 그 사실 자체가 베일의 잔류를 확인시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 베일을 노리겠다고 우회적인 표현을 했다.

▲ 주제 무리뉴 감독은 베일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지단 감독은 "무리뉴 감독의 발언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우리 팀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지단 감독 역시 베일을 대신해 마르코 아센시오를 선발로 내보낼지 혹은 경기에 출전한 베일이 별다른 활약이 없다면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레알은 그리 자비로운 팀이 아니다.

슈퍼컵은 '레알맨'으로 남고 싶은 베일과 그리고 그를 쫓는 무리뉴 감독의 희비가 교차할 수 있는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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