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날두는 친정 팀 맨유와 만나 2경기에서 2골을 기록했다.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18 시즌 시작부터 꿈의 대진이 완성됐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일 새벽 3시 45분(한국 시간) 마케도니아 스코페 필립 2세 경기장에서 유첩축구연맹(UEFA) 슈퍼컵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슈퍼컵은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팀과 유로파리그(UEL) 우승 팀이 단판으로 우승을 가른다.

일반적으로 UCL 우승 팀이 슈퍼컵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는 경우가 많다. UEL 우승 팀이 '반란'에 성공한 가장 최근의 예는 2012년이다. 당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첼시를 4-1로 대파했다. 지난 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세비야에 경기 막판까지 1-2로 뒤졌지만, 경기 종료 직전 2-2 동점을 만든 뒤 연장에서 3-2로 승패를 뒤바꿨다.

그러나 이번 대결은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점치기 어렵다. UCL 챔피언 레알이 약점을 갖고 있고, 반대로 UEL 챔피언 맨유는 약점을 대거 보강했기 때문이다.

# 레알 - 안녕하지 않은 'BBC', 중원-수비의 안정감

레알은 공격력 약화가 문제다. 레알이 자랑했던 BBC(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파괴력이 제대로 발휘될지 의문이다. 우선 호날두가 컨페더레이션스컵 이후 휴식을 취한 뒤 훈련에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호날두의 컨디션이 좋다고 설명했지만, 훈련량이 부족한 가운데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벤제마와 베일은 좀처럼 컨디션이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부진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벤제마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48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최전방 공격수치곤 득점력이 부족했다. 베일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폭발적인 주력이 떨어졌다. 두 선수는 프리시즌에도 큰 활약이 없었다. 이번 슈퍼컵에서 BBC 삼총사에게 예전과 같은 활약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중원과 공격 2선의 백업 멤버들은 여전히 탄탄하다. 루카 모드리치-토니 크로스-카세미루 중원 조합은 세계 최고로 꼽힐 만하다. 여기에 마르코 아센시오, 루카스 바스케스 등 오히려 BBC의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들의 기량에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 워낙 기술이 좋고 발이 빠른 선수들이라 맨유의 수비수들을 괴롭힐 수 있다. 맨유의 왼쪽 측면을 지킬 것으로 보이는 달레이 블린트는 발도 그리 빠르지 않다. 여기에 마르셀루와 다니 카르바할의 공격력은 부진한 공격진에 활기를 더해줄 수 있다. 

최전방의 무게가 떨어졌지만 저력은 무시할 수 없다. 레알은 수비수까지 공격력을 갖췄다. 특히 '주장' 세르히오 라모스의 결승전 득점 본능은 맨유에 큰 위협이다.

▲ 포그바가 슈퍼컵을 앞두고 훈련에 나섰다.

# 맨유 - 2년차 포그바와 새 얼굴의 적응

맨유는 착실히 선수 보강을 마쳤다. 로멜루 루카쿠, 네마냐 마티치, 빅토르 린델로프를 영입하며 공격부터 수비까지 두루 보강을 마쳤다. 프리시즌부터 착실하게 경기력을 끌어올린 것도 장점이다.

최전방과 중원을 주목해야 한다. 최전방에 합류한 루카쿠가 '첫 실전'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가 중요하다. 루카쿠는 신체 조건이 뛰어나면서도 주력과 기술을 고루 갖춘 만능형 포워드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전통적으로 선호했던 스타일로, 빠른 역습과 연계 플레이를 활용한 지공 모두에 능하다. 공격진에 헨리크 미키타리안, 마커스 래시포드, 후안 마타 등 동료들과 어떤 호흡을 뽐낼지 주목된다. 루카쿠 개인의 활약보다, 루카쿠와 함께하는 맨유의 공격진을 주목해야 한다.

중원에선 역시 폴 포그바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네마냐 마티치의 합류로 포그바가 자유를 얻게 됐다. 포그바는 지난 시즌에도 마이클 캐릭이 후방을 지키며 밸런스를 맞출 때 가장 좋은 경기력을 냈다. 마티치의 선발 출장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캐릭과 함께 90분을 나눠 책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리뉴 감독은 "마티치가 출전 가능하다"면서도 "다른 선수들과 같은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레알의 강력한 중원을 견디려면 동료들의 지원을 받아 포그바가 중원 싸움에서 대등하게 버텨줘야 한다.

에릭 바이, 필 존스 등 기존 중앙 수비수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선발 출전 가능성이 높은 린델로프도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야 한다. 프리시즌 동안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 '레알-맨유' 명장면

'별'들의 전쟁답게 두 팀의 경기에선 명승부, 멋진 골들이 쏟아졌다. 두 팀은 10번 맞붙어 레알이 4번, 맨유가 2번씩 이겼고 4번은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레알은 2012-13 시즌 16강전에서 만나 1,2차전 합계 3-2로 이겼다. 1차전에서 호날두가, 2차전에서 모드리치와 호날두가 득점을 올렸다. 맨유는 1차전 마드리드 원정에서 대니 웰벡이 골을 터뜨리며 1-1로 비기고도, 홈에서 패하며 탈락했다.

2002-03 시즌도 두 팀의 맞대결은 명승부로 기억된다. 1차전에서 레알이 3-1로 승리를 거뒀지만 2차전에선 맨유가 4-3으로 이겼다. 2차전에서 브라질의 호나우두가 세 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호나우두는 슛 3개로 3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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