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활약한 이스코(왼쪽)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한 선수의 영향력이 경기를 지배했다. 이스코(25·레알 마드리드)가 번뜩였고 그 순간마다 레알 마드리드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레알은 9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마케도니아 스코페에 위치한 필립 2세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스코의 활약이 돋보였다.

슈퍼컵 경기 전 레알 경기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시즌 연속 유럽 축구를 제패한 레알이지만, 프리시즌엔 부진에 빠졌다. 팀의 '필살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휴식 차원에서 빠지면서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에게 과도함 짐이 주어졌다.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베일과 벤제마 투톱을 실험했다.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휴가 중인 호날두가 맨유와 경기를 맞춰 서둘러 팀 훈련에 복귀했다. 지단 감독은 "호날두의 몸상태가 좋다"며 선발 기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제 막 훈련에 합류한 호날두는 예상대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현지 언론은 마르코 아센시오의 선발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지단 감독은 전반 베일-벤제마 'BB' 투톱을 내세웠다. 지난 시즌 재미를 본 이스코를 공격 파트너로 세웠다. 2선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는 역할이었다. 2016-2017 시즌 이미 효과를 검증한 전략이었다.

경기 초반 맨유가 의욕을 갖고 덤볐다. 시즌 초반 조직력을 다진 맨유의 선수단이 톱니바퀴처럼 경기를 이끌면서 '세계 챔피언'이 주춤했다. 하지만 레알은 프리시즌과 달리 진짜 승부에선 제 실력을 발휘했다.

전반 23분 카제미루의 선제골이 레알 공격의 맥을 뚫었지만, 분위기를 끌어올린 장본인은 이스코였다. 이스코는 수비 상황에선 오른쪽 미드필더로 내려서 저지선을 구축했지만 공격 상황에선 누구보다 자유로웠다.

▲ 후반 이스코의 득점 장면

왼쪽 측면을 돌파하다가도 때론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내려와 볼을 받고 내줬다. 기본적으로 레알의 세 명의 미드필더(카제미루-루카 모드리치-토니 크로스)가 볼을 다루는 기술이 좋았지만 이스코는 세 명의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레알 공격 흐름을 조절했다. 

이스코가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레알 중원의 지배력이 상승할수록 맨유가 할 수 있는 건 후방에 내려서 수비에 치중하는 게 전부였다. 맨유의 최전방 스리톱과 중원의 간격이 벌어졌고 로멜루 루카쿠가 고립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스코는 후반엔 직접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6분 만에 베일과 2대 1 패스로 맨유 최종 수비라인을 허물었다. 레알은 이스코의 추가득점 맨유에 밀렸다. 2점 차이로 여유가 있었고 맨유가 공격적인 교체로 만회 골을 노린 이유가 컸다.

레알은 후반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이스코의 득점을 끝까지 지켰고 2017년에도 슈퍼컵을 차지했다. 이스코의 맹활약이 이어지면서 2017-2018 시즌 레알의 플랜A는 '이스코 프리롤'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영상][슈퍼컵 Goals] '이스코 결승골' 레알 마드리드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 모음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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