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이 따랐던 레오의 득점. ⓒ대한축구협회(KFA)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클래식 킬러' 부산의 승리엔 '운'이 따랐다. 때로 축구에선 운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부산 아이파크가 9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3-1로 꺾었다. 챌린지 소속의 부산이 전남을 꺾으면서 또 하나의 이변이 발생했다. 부산과 함께 이번 FA컵 4강엔 내셔널리그 소속의 목포시청도 진출했다.

스코어만 보면 부산의 완승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전남은 전형적인 '공격형 팀'이다. K리그 클래식 25라운드까지 리그에서 득점 3위에 올랐다. 실점은 1위다. 골을 많이 넣고, 또 많이 주는 팀이다.

부산은 공격적인 전남에 주도권을 내줬다. 전남은 전반전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펼쳤다. 전반 11분 김영욱이 전방 압박으로 권진영의 공을 빼앗은 뒤 직접 골을 기록했다. 김영욱은 측면에서 날카로운 킥과 힘 넘치는 돌파를 선보였다. 중원에선 한찬희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능숙한 볼 관리와 공격 전개로 부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시작은 전반 킥오프 직후였다. 킥오프 뒤 1분 정도 지났을 때 레오가 크로스를 받아 왼발 슛을 했다. 양준아의 발에 맞고 이호승 골키퍼도 손쓸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었다. 오히려 양준아의 발에 맞지 않았다면 골키퍼가 쉽게 처리할 수도 있었다. 첫 번째 운이 따랐다.

두 번째 득점에도 운이 따랐다. 전반 42분 이규성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레오가 이호승 골키퍼와 1대1로 맞섰다. 일단 과정이 매우 좋았다. 그러나 마무리에선 운이 따르면서 더 쉽게 득점을 올렸다. 끝까지 레오를 쫓은 이슬찬이 공을 건들이면서 골키퍼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궤적으로 골문으로 향했다.

전남은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고 수비를 펼치려다 되려 실점했다. 전반의 2골 덕분에 부산은 후반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역습' 전술을 펼 수 있었다. 후반 31분 세트피스에서 최승인이 골을 터뜨리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내용을 보면 어려운 경기였다. 그러나 부산에 운이 따랐다. '운'이 부산을 4강으로 이끌었다는 뜻은 아니다. 부산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렀고, 여기에 '운'이 더해진 덕분에 더 수월하게 전남을 꺾고 '반란'을 완성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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