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환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타자를 압도하는 구속을 앞세운 화려한 탈삼진 쇼는 없다. 큰 투구 동작은 아니지만 빼어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6, 7이닝을 던진다.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제구력 투수는 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꾸준히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이다.

2004년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윤성환은 구원 투수로 데뷔했다. 2008년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경기에 나섰다. 2010년 허벅지 부상으로 부진했던 때를 제외하면 선발투수로 매 시즌 100이닝 이상을 던졌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과 함께 최근 7년 동안 1,000이닝을 넘긴 '유이'한 투수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윤성환 통산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 37.83으로 KBO 리그에 있는 현역 선수 가운데 임창용에 이어 2위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을 포함하면 3위다.

왕조 시대 삼성은 외국인 선발투수 없이도 윤성환-장원삼-배영수-차우찬으로 4인 로테이션은 만들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한 명씩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FA 배영수 차우찬을 차례로 잡지 못했다. 장원삼은 예전과 같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 거기에 2016년부터 올 시즌까지 삼성은 외국인 선발투수 운이 심하게 따르지 않았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합쳐서 삼성 외국인 선발투수는 모두 6명인데 10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각종 사유로 선발투수들이 이탈하는 환경에서도 윤성환은 마운드를 지켰다. 삼성 왕조가 끝났다고 알린 지난해 윤성환은 차우찬과 함께 유일하게 두 자릿수 승리를 챙긴 투수가 됐다. 올해에는 우규민 백정현이 선발투수 자리를 채웠으나 모두 부상으로 로테이션 이탈 경력이 있다. 윤성환은 벤치클리어링 징계로 빠진 것 외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올해도 윤성환은 팀 최장 이닝 투구 투수다.

현재 삼성 선발진을 노리는 투수들은 윤성환을 보며 자라고 있는 투수들이 많다. 평균 구속 130km 후반대 투수인 백정현, 안성무, 최지광 등이 그렇다. 제구력을 바탕으로 로케이션 싸움을 하는 투구로 경기를 풀어가려 한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최근 윤성환을 따로 불러 "어린 투수들에게 노하우 전수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윤성환 키즈' 육성을 위해 윤성환이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섰다.

볼넷 적은 공격적인 투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며 묵묵히 '내 할 것만 잘하자'고 생각했던 윤성환은 한풀 꺾인 팀 선발 로테이션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투수다. 김 감독 현역 시절 별명 '소리 없이 강한 남자'가 가장 잘 어울리는 현역 선수가 됐다. 어느새 후배 투수들, 삼성 코치진, 감독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대체불가' 투수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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