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규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김건일 기자] 한화는 올 시즌 선발진의 불협화음에 애를 먹었다. 하나가 오면 하나가 빠진다. 배영수 이태양 등 국내 투수들이 안정적이었을 땐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었고, 두 외국인 투수가 돌아온 최근엔 배영수와 이태양이 부상으로 엔트리에 없다.

그래서 윤규진은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바쁘다. 불펜으로 개막을 맞았다가 팀 사정에 따라 선발로 바꿨다. 꾸준히 등판하다가 전반기 마지막 두 차례 경기에서 6이닝 2실점, 7이닝 2실점으로 선발투수로 정착을 예고했다. 그런데 비야누에바가 돌아오고 김재영 김범수 등이 새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서 다시 불펜으로 바꿔 3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김재영 등 어린 투수들이 부진하고 기존에 선발투수들이 몇 없는 팀 사정상 다시 선발로 요청을 받았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과 경기에 지난 18일 이후 선발 복귀전에 나선 윤규진은 6⅔이닝 동안 공 88개를 던지며 볼넷 없이 7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6-1 승리를 이끌고 시즌 6번째 선발 승(5패)을 챙겼다. 지난달 13일 롯데와 경기 이후 약 한 달 만에 승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5.76에서 5.38로 낮췄다.

패스트볼과 포크볼이 주 무기인 윤규진은 이날 슬라이더 비율을 높여 팀 타율 0.294로 3위에 올라 있는 넥센 타자들을 제압했다. 투구 수 88개 가운데 패스트볼이 51개, 포크볼이 21개, 그리고 슬라이더가 14개다.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로 넥센 타자들의 노림수를 효과적으로 피했다. 포크볼과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날카롭게 떨어지면서 아웃카운트 17개 가운데 11개를 땅볼로 막았다. 이 가운데 2개는 병살타였다.

윤규진은 올 시즌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제구에 애를 먹어 매 이닝 투구 수가 많았는데 이날은 달랐다. 투구 수 8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5개였다. 패스트볼 51개 중 33개를 스트라이크 존에 꽂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던져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타자들과 싸웠다. 6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가 75개였다. 이닝 당 투구 수가 10개 꼴로 선발투수론 이상적인 내용이었다.

배영수와 이태양이 빠져 있는 팀 상황에서 한화는 비야누에바와 오간도를 받쳐 로테이션을 책임질 국내 투수가 필요하다. 윤규진의 이날 투구 내용은 그 자격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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