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믹스트존에서 만난 신화용 ⓒ유현태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종현 기자] 멀리서 저벅저벅 걸어왔다. 어깨가 축 처졌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수원 삼성의 수호신 신화용 골키퍼의 표정이 어두웠다. 자신의 환상적인 선방 쇼가 화제가 됐어도 웃을 수 없었다. 

수원은 12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6라운드 서울과 경기에서 0-1로 졌다. 최근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 상승세가 서울에 깨졌다. 팀은 이번 시즌 서울만 만나면 유난히 작아졌다. 수원은 서울을 3번 만나 1승도 챙기지 못했다(1무 2패).

라이벌전답게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다. 신화용 골키퍼는 전반 19분 데얀의 결정적인 헤더를 막았다. 후반 4분 고요한의 예리한 슛, 후반 33분 데얀의 결정적인 헤더, 35분엔 최근 서울에서 가장 '핫 한' 윤일록의 1대 1 기회도 막았다. 다만 곽광선의 자책골만 신화용을 넘었다. 서울은 아무도 신화용을 넘지 못했다.

그런 신화용이 입을 열자마자 자책부터 했다. "개인적으로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한가지가 아니라 제가 전체 서울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었다. 선수 모두 반성하고 재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원은 불과 2일 전 광주FC와 FA컵 8강 120분 혈투를 치렀다. 일주일을 온전히 훈련에 집중한 서울과 상황이 달랐다. 신화용은 "열심히는 뛰었지만 열심히만 뛰어서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더 구체적으로 섬세하게 서울에 대해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 집중력도 많이 떨어졌다. 실수를 많이 줄이는 것밖에 없다. 클리어링 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많이 나오면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냉정하고 침착하게 경기를 해야 한다."

▲ 신화용 골키퍼는 실점 이후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한희재 기자

말하는 중간중간 서울에 계속된 패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말했다. "경기를 하다 보니 1년 내내 이길 순 없다. 그래도 같은 팀한테 계속지는 건 자존심도 상한다. 같은 실수 반복 안 하도록 잘 준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한 게 패착인 거 같다. 앞으로 시간 있으니 잘 정비해서 준비 해야 할 거 같다."

수원은 서울에 졌지만 아직 2위다. 같은 날 선두 전북 현대는 전남 드래곤즈와 비겼다. 수원이 오는 19일 강원FC전에서 이기면 아직 선두 싸움이 가능하다. 신화용이 말한 대로 "부족하지만 반성하고 고치면" 수원이 다시 한번 가파른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영상]오늘 신들린 선방을 보여주는 신화용 / 후반 33분ⓒ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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