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현B는 동경하던 선수와 싸울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고미 다카노리(38, 일본)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프라이드 흥행을 이끈 스타 파이터다.

사쿠라이 마하 하야토, 가와지리 다츠야, 루이스 아제레도 등을 꺾고 프라이드 라이트급(73kg) 챔피언에 올랐다.

주먹이 강했고 저돌적이었다. 태클 방어에 자신이 있어서 과감하게 상대에게 붙은 다음, 보디블로를 꽂곤 했다. 파운딩도 차지게 잘 때렸다.

강력한 타격과 수준급 레슬링 방어에 맹수 같은 공격성을 앞세운 스타일로 여러 국내 파이터들에게 영감을 줬다. 경량급 파이터들의 롤모델이었다.

'마에스트로' 김동현(28, 부산 팀 매드/㈜성안세이브)에게도 고미는 특별한 존재다.

김동현은 배구 선수를 그만두고 팀 매드를 찾아 종합격투기 훈련을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 고미의 프라이드 경기를 보고 감탄하곤 했다.

다음 달 23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17에서 고미와 경기한다고 결정됐을 때, 가슴이 쿵쾅쿵쾅 뛸 수밖에 없던 이유다.

▲ 고미 다카노리는 프라이드 폐업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최근 옥타곤에서 4연패하고 있다. 모두 1라운드를 넘기지 못했다.

김동현은 지난 1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9월 일본 출전을 바랐다. 경기를 잡아 준 UFC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게다가 상대가 고미라 기쁘다. 고등학교 때 그의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 보며 훈련했는데, 이제 그와 UFC 옥타곤에서 만난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고미는 2007년 프라이드가 UFC에 흡수된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레슬링과 그라운드 게임에서 약점을 드러냈다. 프라이드 시절과 달리, 상대의 테이크다운을 극도로 경계하다 보니 왕년의 과감한 타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프라이드 폐업 후 10년이 지났고, 고미는 UFC에서 최근 4연패하고 있다. 마일스 주리, 조 로존, 짐 밀러, 존 턱과 맞대결에서 모두 1라운드를 넘기지 못했다.

반면 김동현은 2007년부터 스피릿MC, 영웅방, 딥(DEEP), 로드FC, TFC 등을 거치며 실력을 키우고 경험을 쌓았다.

2015년 11월 UFC에 진출해 2연패했지만, 지난해 12월 브랜던 오라일리를 꺾고 옥타곤에서 감을 잡아 나가고 있다. 사실상 지금부터가 김동현의 전성기다.

김동현은 "동경하던 선수지만, 고미는 확실히 내림세다. 이번 경기에서 고미를 디딤돌로 삼고 앞날을 환하게 열고 싶다. 고미의 기운을 이어받겠다"고 말했다.

방심은 하지 않는다. 고미는 여전히 강력한 타격가라는 걸 알고 있다.

"그라운드에서 방어가 많이 약한 편이더라. 타격에서는 센스가 살아 있다. 강력한 한 방도 갖고 있다. 고미의 타격을 최대한 조심하면서 싸우겠다. 전략을 잘 짜 (고미를) 쉽게 잡고 싶다."

고미는 김동현이 선수 생활 10년 동안 만난 상대 가운데 가장 '빅 네임'이다. UFC 4경기째 재계약을 노리는 그에게 반드시 잡아야 할 '대어'다.

"지난 6월 상대 티보 구티가 계체 후 몸에 이상이 생겨 경기를 뛰지 못했다. 원하는 대회에서 고미와 같은 선수를 붙여 준다는 건 UFC에서도 내게 기대를 갖고 있다는 뜻 아닐까. 그 기대에 결과로 부응하도록 하겠다. 좋은 조건으로 재계약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재계약을 노리는 김동현만큼 고미 역시 승리 의욕이 넘친다. 양 선수에게 이번 경기가 벼랑 끝 외나무다리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홈그라운드에서 연패 탈출을 노리는 고미는 "김동현은 젊고 강한 선수라고 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 줄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UFC 파이트 나이트 114에서는 한일전 3경기가 열린다. 임현규와 아베 다이치의 웰터급 경기, 전찬미와 곤도 슈리의 여성 스트로급 경기가 펼쳐진다.

메인이벤트는 라이트헤비급 마우리시오 쇼군과 오빈스 생프루의 재대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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