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 대행(왼쪽부터), 김태완 감독, 이기형 감독, 남기일 전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한국 4대 프로스포츠 중 유일하게 강등 제도가 있는 종목은 축구인 K리그다. K리그가 시즌 종반으로 치닫으면서 잔류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K리그는 클래식 12개 구단 중 2팀이 강등될 수 있다. 최하위인 12위는 바로 강등되고 11위는 챌린지에서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후 강등이 결정된다. 지난 시즌은 성남 FC가 강원 FC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서 강등돼 총 2팀(수원 FC, 성남 FC)이 챌린지로 강등됐다.

현재 강등권에 처져있는 팀은 대구 FC, 상주 상무, 인천 유나이티드, 광주 FC다. 대구는 6승 8무 12패 승점 26점으로 9위, 상주는 6승 6무 14패 승점 24점으로 10위, 인천은 4승 11무 11패 승점 23점으로 11위, 광주는 4승 7무 14패 승점 19점으로 12위다. 8위 전남은 승점 31점으로 어느 정도 안정권이기 때문에 강등은 대구, 상주, 인천, 광주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가운데 광주의 남기일 감독이 자진 사퇴해 상위, 하위 스플릿이 결정되기 전까지 팀 당 7경기에서 8경기 밖에 남아 있지 않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 대구 FC ⓒ 한국프로축구연맹
# 안심할 수 없는 대구

네 팀 중 가장 위에 위치하고 있는 대구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지난 시즌 직행으로 K리그에 올라왔고 손현준 감독을 정식 감독에 임명하며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결국 5월 20일 제주 유나이티드 1-2로 패한 후 손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안드레 코치가 팀을 빠르게 수습했다. 다음 경기인 상주전에서 2-0으로 이기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안드레 대행 체재 후 3승 5무 6패로 승점 14점을 챙기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네 팀 중 가장 순위표 위에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다음 달 7일부터 24일까지 치르는 3경기에서 수원, 울산, 전북 등 상위권 팀을 차례로 만난다. 울산과 전북 경기는 원정이다. 세 팀 모두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하위권인 대구를 상대로 어떻게 해서든 승점 3점을 노릴 가능성이 크다. 대구는 이 3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얼마나 승점을 쌓느냐가 잔류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 상주 상무 ⓒ 한국프로축구연맹
# 연패 늪 빠진 상주

상주는 시즌 초반 좋은 경기로 상위권에 자리하는 반전을 일으켰다. 하지만 시즌 초반을 넘어가면서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후반기에 그 부진은 더욱 깊어졌다. 최근에는 6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6경기 동안 득점은 3점에 그쳤고, 실점은 15점에 달한다. 공수 불균형이 심각하다. 시즌 말미로 오면서 체력 고갈도 눈에 띈다. 선수층이 두껍기 힘든 군경팀의 약점이 여름이 되면서 나타났다. 앞으로 주중 경기가 줄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을 얼마나 회복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상주가 강등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0일 대구 원정과, 다음 달 16일 광주와 홈 경기 승리가 절실하다.

▲ 인천 유나이티드
# 인천은 다시 기적을 쓸 수 있을까.

인천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수원 FC에 1-0으로 이기며 극적으로 잔류를 확정했다. 이기형 감독 대행이 잔류의 공을 인정 받아 정식 감독으로 승격했고 부임 후 '상의 스플릿'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초반부터 꼬이기 시작해 줄곧 하위권을 맴돌았다.

인천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진한 성적이 계속될 때 1승씩을 추가하며 위기를 넘겼다. 1라운드부터 8라운드까지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1승을 하지 못했을 때 상주에 1-0으로 이기며 첫 승리를 기록했고, 이후 곧바로 6경기 무승에 빠졌을 때는 울산을 2-1로 꺾으며 기사회생했다. 지난 7월 1일 광주에 1-0으로 이긴 후 다시 무승의 늪에 빠지며 7경기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으나 12일 박용지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상주를 꺾고 위기에서 1승을 추가했다. 상대에게 이른 시간 선제골을 줬으나 상주전에서는 전반에 선제골을 넣는 등 개선된 경기를 보여줬다. 이기형 감독은 늘 "이른 실점을 하고 있는데 개선하겠다"고 말해왔고 상주전에서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줬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10위에 올라가야 하는 만큼 그 동안 리그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인천이 남은 경기에서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재연해야 한다.

▲ 광주 FC ⓒ 한국프로축구연맹
# 남기일 사퇴, 총체적 난국 광주

리그 초반부터 꾸준히 승리를 챙기지 못한 광주는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결국 14일 남기일 감독이 "한계는 느꼈다"는 말은 남기고 자진사퇴해 수장마저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남기일 감독은 K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젊은 명장이다. 광주의 클래식 승격을 이끌었고, 클래식 첫 해 8위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소위 말하는 '뻥축구'를 하지 않고 유기적인 패스플레이를 구사하며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으니 무용지물이었고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광주에 그나마 위안거리는 타 팀들보다 1경기 덜 치러 8경기를 남겨놨다는 점이다. 사실상 이 점 말고는 잔류 경쟁에 있어 우위를 가질 만한 요소는 없다. 일정도 만만치 않다. 당장 수장을 잃은 시점에서 전북, 울산, 제주를 차례로 만난다. 힘든 여정일 수밖에 없다. 제주전 후 인천과 상주를 연달아 만나지만 이마저도 모두 원정이다. 일정 운마저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광주의 잔류 경쟁은 더욱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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