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 대한항공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대한항공이 다음 시즌 힘찬 비상을 꿈꾸며 지난 14일 중국으로 떠났다. 대한항공은 중국 상하이에서 4박 5일의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상하이에 여정을 푼 대한항공은 15일 중국 프로배구 명문 상하이 골든 에이지와의 연습 경기를 치렀다. 16일에는 합동 훈련을 진행한다. 통합 우승을 목표로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박기원(66) 대한항공 감독과 공동취재단이 중국 현지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기원 일문일답.

Q 올 시즌 구상은 마쳤나.

어느 정도 세웠고 프로그램을 구성해 차근차근 소화하고 있다. 사람 일이 마음 먹은 대로 이뤄지면 얼마나 좋겠나. 예상보다 프로그램 소화가 조금 늦춰지고 있지만, 하나씩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

Q 지난 시즌과 비교해 멤버 구성에는 큰 변화가 없다.

새 시즌에는 새 드라마가 펼쳐진다. 지난 시즌 끝나고 체력, 기술, 멘탈까지 여러모로 분석해 체크를 했다. 우리가 플레이오프 때 선수단 체력이 바닥이 났다. 문제는 체력이 떨어진 뒤 회복하는 속도가 늦었다. 이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을 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리베로 부진과 한선수라는 걸출한 세터를 최대한 활용하지 못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보다는 더 빠른 배구를 하려고 한다.

Q 김학민 신영수 곽승석 정지석 등 레프트 자원이 최강이다.

지난 시즌에는 네 명의 선수가 적절하게 돌아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지난 시즌에 네 명의 선수를 잘 운용을 했다고, 올 시즌에도 잘 되리라는 법은 없다. 안에서는 경쟁이 이뤄질테고, 밖에서는 상대들이 철저하게 분석을 할 것이다. 레프트 라인을 120% 활용하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Q 조재영을 센터로 돌렸다.

조재영은 우리 팀 제 3세터다. 황승빈도 경험을 쌓으면 타구단에서 충분히 주전 경쟁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있다. 조재영이 그만큼 뛸 기회가 적다. 선수 미래를 보고 결정했다. 다만 완전 전환은 아니다. 세터 훈련을 겸하고 있다. 일단 센터로 시작하지만,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Q 진상헌 최석기 진성태 김철홍 천종범 등 센터진도 많지 않나.

30대 선수가 많고, 고질적인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이 아니다. 조절을 해줘야 한다. 천종범의 경우에는 아직 신체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고, 유연성도 더 늘려야 성장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면서 모두가 함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선수 개개인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Q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감독은 (선수 플레이에) 만족을 못한다. 톱 클래스 선수를 영입해도 잔소리를 하게 된다. 한선수가 한국 최고의 세터라고 하지만, 감독은 할 이야기가 있고, 주문할 것이 있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감독이 10개를 원해서 10개를 했더니 11개를 원한다고 할 것이다.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겠나. 선수들이 (감독) 싫어하는 줄 안다. 하지만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는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감독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극복해야 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Q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얽매이면 무리수를 두게 된다. 나의 팀을 지도하면서 계약 기간을 절대 염두에 두지 않는다. 팀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나의 역할이지, 내 임기를 늘리기 위해 배구하는 것은 아니다. 1년이 남던, 10년이 남던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해 좋은 팀을 만드는 것이다.

Q 최고령 감독이다. 도전이란 의미는 무엇인가.

내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예를 들어보자. 조각가나 화가가 나이를 먹어서 조각하고, 그림 그리는 일을 그만두는가. 그들은 나이를 먹어도 창조물을 만들어 낸다. 나는 지도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항상 창조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한 열정이 없다면 집에 가서 쉬는 것이 맞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열정이 있다.

Q V리그 6개 구단의 감독이 40대다.

한국에서는 선후배 관계가 철저해서 그런 부분이 부각 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모두가 똑같은 감독이고 경쟁자이다. 이 무서운 경쟁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술과 담배를 모두 끊었다. 살인적으로 체력 관리를 하고 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훈련을 준비한다.

Q 젊은 선수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내가 생각하는 스마트폰과 선수가 생각하는 스마트폰이 과연 같을까. 사물을 보더라도 선수단과 나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그걸 맞춰야 한다. 선수들이 보는 시각을 나도 느끼고 공감을 해야 소통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선수단에 다가가기 위해 일부로 농담을 많이 한다. 이제는 오히려 선수들이 나를 놀린다.

Q 여전히, 아직도 배구가 즐거운가.

가장 즐거울 때가 훈련할 때고, 가장 행복할 때가 시합할 때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자리지만, 배구를 안 하는 것이 더 힘들다. 선수들이 기량을 발전시키고, 시합에서 이기고, 서로 부둥켜안고. 그 맛을 알면 배구를 놓지 못한다.

Q 올 시즌 목표와 배구 인생의 목표가 있다면.

일단 올 시즌에는 통합 우승으로 목표를 세웠다. 선수들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안겨주고 싶다. 배구 인생의 목표라면 '한국형 배구'를 만들고 싶다. 매번 이탈리아 배구, 브라질 배구만 할 수 없지 않나.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배구 연구소를 세워서 한국형 배구라는 것을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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