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구르드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에버턴에는 환상적인 영입이지만, 스완지 시티엔 재앙이다." 아스널에서 활약했던 이안 라이트가 길피 시구르드손의 에버턴 이적에 대해 내린 평가다.

영국 매체 BBC를 비롯한 다수 현지 매체는 16일(이하 한국 시간) "스완지 시티의 4500만 파운드(약 666억 원)의 이적료에 시구르드손 영입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시구르드손은 지난 12일 스완지와 사우샘프턴의 개막전에 결장하면서 이적이 점쳐지고 있었다. 에버턴은 이번 여름 내내 시구르드손 영입에 공을 들인 끝에 영입을 확정했다. 이제 시구르드손을 영입한 에버턴과 그를 떠나 보낸 스완지의 손익을 따져볼 때다.


# 에버턴 - 비싸지만 검증된 선수

시구르드손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 출전해 9골과 13도움을 올렸다. 주로 2선 공격수로 활약하면서도 뛰어난 결과를 냈다. 스완지가 강등권을 헤매던 팀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 가치는 더 높다.

에버턴에 시구르드손 영입은 확실히 '플러스'가 될 수 있다. 로스 바클리의 이적설이 끊이지 않지만 웨인 루니, 다비 클라센이 합류하면서, 에버턴은 어느 정도 공격 2선의 구색을 맞췄다. 그러나 루니는 공격수에 더 가까운 선수고, 클라센은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시구르드손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적응을 마친 상태로 즉시 에버턴 공격에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미드필더다. 중앙은 물론 측면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로날트 쿠만 감독은 지난 시즌 3-4-3과 4-2-3-1 등 여러 포메이션을 구사했다.

에버턴에서 활약했던 팻 네빈은 BBC라디오에 출연해 "그는 환상적인 선수다. 물론 이적료는 터무니없다. 그러나 그가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팀을 올려놓는다면 그렇게 바보 같은 금액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구르드손이 기타 팀들과 다른 점을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다. 그는 어떤 팀에 가서도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그 혼자만의 힘으로 지난 시즌 스완지를 강등에서 지켰다"고 말했다.

에버턴은 지난 시즌 7위를 차지해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 참여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인 에버턴은 이제 더 위를 바라보고 있다. 경기 수가 늘어난 상황에서 더 뛰어난 경기력을 펼쳐야 한다. 득점과 도움 모두에 능한 시구르드손이 그 핵심이 될 수 있다. 이안 라이트는 시구르드손을 프리미어리그 상위 5개 팀 외부에 있는 선수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 조 앨런(왼쪽)이 폴 스콜스와 공을 다투고 있다. 그가 스완지에 돌아올까?

# 스완지 시티 - '대체 불가능' 보름 동안 새로운 '핵심' 찾아야

스완지 시티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이안 월시는 'BBC 라디오 웨일즈 스포트'에 출연해 "현재 스완지에서 시구르드손만한 선수는 없다. 창의성을 잃을 것"이라며 "그 선수를 대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까?"라고 시구르드손 이적에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어 "사견이지만 시구르드손은 '대체 불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완지는 시구르드손 이적에 휘청이고 있다. 그는 스완지의 미국 투어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전력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이적 협상이 길어지면서 스완지는 대체자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폴 클레멘트 감독은 "만약 이적 시장이 시즌 개막 전에 끝났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린 것도 당연하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시구르드손의 대체자로 나세르 샤들리(웨스트 브로미치)와 조 앨런(스토크 시티)을 꼽았다. 가디언에 따르면 샤들리는 지난해 여름 웨스트 브로미치로 이적했지만 현재 구단은 그를 재판매해 이적료를 회수하려고 한다. 샤들리는 빠른 발과 드리블을 가진 선수다. 주로 왼쪽 윙으로 활약하는 샤들리는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앨런의 이적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스완지에서 2011-12 시즌을 프리미어리그에서 보냈다. 뛰어난 공격 전개를 인정 받아 리버풀로 이적했지만, 2016년 스토크 시티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리버풀에서 부진을 딛고 스토크에서 경기력을 회복했다. 마크 휴스 스토크 감독은 에버턴과 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안을 받았지만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며 앨런의 이적을 부인했다.

스완지는 시구르드손의 이적에 합의한 뒤 보름 정도 시간 동안 대체자 영입을 확정해야 한다. 시구르드손의 공백은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새 선수와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별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스완지는 지난 시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15위로 잔류에 성공했다. 그러나 스완지는 핵심 선수 이탈에 쉽지 않은 시즌 시작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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