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아섭은 5년 만에 가을 야구가 무척 간절하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2015년 10월. 두산과 넥센이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서울 잠실구장. 롯데 외야수 손아섭(29)은 그 때, 그 장소를 또렷이 기억한다.

"현장에서 포스트시즌을 그 때 딱 한 번 봤다. 관중석에 있었다. 관중석에서 가을 야구를 본 그 한 번 마음이 많이 찡했다. '내가 저곳에서 뛰고 있었어야' 했는데, 관중석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가을 야구를 했던 때가 많이 그리웠다."

2007년 롯데에 입단해 2009년부터 4시즌을 연속해서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던 손아섭은 가을 야구가 간절하다. 손아섭은 "우리가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이렇게 4년 동안 가을 야구를 못했다. 관중석에서 포스트시즌를 보면서 가을에 팬들 앞에서 설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올해는 사직 야구장에서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크다. (4위, 5위 팀)과 큰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올 시즌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6위 롯데는 올 시즌 5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를 4년 동안 150억 원을 주는 조건에 다시 품었고, 외국인 투수 닉 에디튼의 대체 선수로 2015년부터 2년 동안 뛰었던 조시 린드블럼을 다시 데려와 가을 야구를 향한 승부수를 띄웠다. 7월 이후 21승 14패, 최근 10경기에선 8승 2패로 17일 현재 56승 2무 53패로 가을 야구 진출 가능권인 4위 LG(55승 1무 49패)와 5위 넥센(58승 1무 52패)를 1경기 반 차이로 바짝 쫓고 있다.

손아섭은 올 시즌 팀 내에서 유일하게 팀이 치른 111경기에 모두 나섰다. 리그 타자 가운데 가장 많은 517 타석에 들어섰다. (2위 삼성 구자욱, 496타석)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을 바라본다. 올 시즌 가장 바랐던 목표다. 17일 현재 16홈런 59타점 타율 0.339, 출루율 0.424, 장타율 0.520을 기록했다. 안타는 151개로 이 부문 1위다. 2012년, 2013년 이후 4년 만에 타격 타이틀 탈환을 노린다. 타격 페이스가 좋아 단일 시즌 200안타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손아섭은 "난 항상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둔다. 200안타 역시 경기를 뛰어야 이를 수 있는 기록이고, 우리 팀이 힘든 상황에서 힘을 보탤 수 있는 것도 내가 경기에 나서야지, 아프면 그럴 수 없지 않나. 내가 경기에 뛸 수 있는 몸만 만들면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항상 아프지 않고, 매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체력 몸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손아섭은 "아직까지 시즌이 끝나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그리지 않았다. 4~5위 팀과 승차가 많이 나지 않기 때문에 당장 눈앞에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다른 건 생각할 시간이 없다. 솔직히 '순리대로 가자'는 생각이 크다. 야구를 하면서 억지로 무언가를 만드려하고, 무언가를 만들어가려고 하면 잘 안 된다. 그래서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은 것, 한 경기 한 경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가 (가을에) 시청자 입장에서 다른 팀의 경기만을 봤는데 부산과 롯데 팬들을 위해서라도 가을에 우리가 주인공이 돼야 한다는 목표 하나로 뛰고 있다. 다 해놓고, 이루어 놓고 그 때가서 내 상황에 맞춰 판단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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