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효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태국은 앞만 보며 미래를 준비한 반면 한국은 현재에 안주했다. 세터의 기량과 기본기에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었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 팀은 1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7년 제19회 아시아배구연맹(AVC) 여자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0-3(20-25 20-25 21-25)으로 졌다.

중앙을 사수하는 주전 미들 블로커 양효진(현대건설)의 공백은 컸다. 한국은 태국의 단신 공격수들이 두려워하는 양효진의 높은 블로킹 없이 싸웠다. 한국은 태국의 빠른 공격을 좀처럼 잡지 못했다. 

또한 태국과 한국의 기량 차는 세터에서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태국은 세계적인 세터인 눗사라 톰콤이 팀을 지휘했다. 반면 여전히 믿음직한 세터가 없는 한국은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비롯한 공격수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1세트 초반 한국은 주전 세터 염혜선(IBK기업은행)의 토스가 흔들렸다. 세터 문제는 그랑프리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내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팀을 이끌 기둥인 세터가 흔들린 한국은 태국의 빠른 공격과 탄탄한 조직력에 무너졌다. 세트 초반 1-6으로 뒤진 한국은 이 점수 차를 좁히지 못했다.

세트 중반 이재은(KGC인삼공사)이 염혜선 대신 들어오며 한국은 안정감을 찾았다. 그러나 이재은은 단 2~3일 선수들과 호흡을 맞춘 뒤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이런 한계점은 2세트부터 나왔다.

반면 태국의 야전사령관 눗사라의 토스는 현란했다. 한국의 블로킹을 농락하며 태국의 단신 공격수들을 살렸다. 세터에서 기량 차이가 확연한 경기는 이기기 어렵다. 한국은 김연경과 김희진(IBK기업은행)의 개인기로 분전했다. 그러나 몇명 선수의 기량으로 버티는 팀은 조직력이 탄탄한 팀을 이기기 어렵다.

이러한 진리는 이번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여기에 중앙에서 위압감을 주는 양효진은 허리 부상으로 16일 오후 조기 귀국했다. 여러모로 한국이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다.

한국은 17일 중국과 3, 4위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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