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넬 메시

[스포티비뉴스=이종현] 친선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었던 바르셀로나가 공식전에서 2경기 모두 졌다. 홈에서 1-3 패배. 그리고 원정에서 0-2 완패. 경기를 치를수록 네이마르의 부재보다 팀 전체의 문제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바르사는 17일 오전 6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2차전 레알과 경기에서 0-2로 졌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이 들고 온 스리백 전술도 레알의 창조적인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발베르데 감독은 1차전과 다르게 포메이션을 구성했다.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최전방 투톱으로 세웠다. 제라르드 피케가 센터백 중심을 잡았고 사무엘 움티티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양옆에 섰다. 허벅지를 다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빠지면서 안드레 고메스가 새롭게 미드필더에 합류했다.

바르사의 전략적인 선택은 전반 4분 만에 어그러졌다. 레알의 왼발 스페셜리스트 마르코 아센시오가 강력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바르사가 필요한 득점이 3골에서 4골로 늘어났다. 레알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바르사가 잘하는 것을 방해했다. 전방에서 압박했고 바르사 수비진의 실수를 유도했다. 아센시오의 선제골도 압박으로 바르사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볼을 아센시오가 득점으로 연결한 경우다.

바르사는 실점 이후에 흐름을 찾았다. 다만 미드필더의 창조성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 늙어가는 이니에스타를 대신해 투입된 고메스는 투박했다. 이반 라키티치 역시 체력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의 바르사는 메시뿐만 아니라 중원에 창조적인 미드필더가 있었다. 차비 에르난데스가 그랬고 젊은 이니에스타도 그랬다. 두 선수가 빠지면서 메시가 중원으로 내려오는 플레이 빈도가 늘었다.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레알은 달랐다. 조금 더 주전에 가까운 가레스 베일과 이스코, 카제미루가 벤치를 지켰다. 베일과 이스코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 않았고 카제미루는 승리가 결정된 후반 투입됐다. 그래도 레알엔 카제미루를 대체할 마테오 코바시치가 있고, 베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대신할 아센시오와 루카스 바스케스가 있었다. 

중원의 수준만큼 수비의 차이도 컸다. 양 팀의 선수 중 가장 큰 실력 차를 보이는 포메이션은 측면 수비수다. 레알은 다니 카르바할과 마르셀루가 있다. 언제든 윙어 이상으로 파괴력을 보이는 선수다. 바르사는 조르디 알바가 분전했으나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세르지 로베르토의 돌파는 부족했다. 

발베르데 감독은 전반 막판 카림 벤제마에게 실점하면서 전략적 실수를 인정했다. 후반 5분 만에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했다. 전반 바르사의 스리백 측면이 계속해서 뚫렸다. 카르바할과 마르셀루가 바르사의 측면을 자유롭게 오르내렸다. 벤제마에게 실점한 장면도 마르셀루를 자유롭게 둔 게 화근이었다. 피케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레알이 투톱으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차전 레알에 내준 3실점에 직·간접적인 책인이 있는 피케가 후반 5분 만에 교체됐다. 피케는 전반 10분 큰 키를 활용한 헤딩 커팅을 했고, 전반 31분에도 벤제마의 득점 기회를 긴 다리로 막았다. 하지만 전반 25분 느슨한 수비로 팀을 실점 위기에 빠뜨렸다. 

바르사는 네이마르가 빠진 공백으로 휘청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더 근본적이다. 레알은 이미 주축 선수가 빠져도 대체할 선수와 방법을 찾았다. 누가 선발로 뛰든 일관적인 경기력을 보일 수 있는 팀으로 바뀌었다. 이날 호날두는 관중석에서 베일과 이스코는 벤치에 있었다. 바르사가 고민할 지점이다. 

바르사는 네이마르 이적료로 3,000억에 가까운 이적 자금을 벌었다. 바르사는 현재 필리피 쿠치뉴(리버풀)와 우스만 뎀벨레(도르트문트) 영입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슈퍼컵 2경기를 치르면서 바르사는 네이마르 대체 선수뿐만 아니라 수비부터 미드필더까지 전면적인 보강도 필요하다는 사실도 충분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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