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년 간 단 3팀 만이 라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지난 5년 간 스페인 라리가 상위 3개팀은 바뀐 일이 없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서로 자리를 바꿨을 뿐이다. 그 이전으로 시기를 확장해도 큰 차이는 아니다. 2004-05시즌부터 2012-13시즌까지 9시즌동안 레알과 바르사가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


2017-18시즌 라리가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다. ‘3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그 중에서도 레알 아니면 바르사가 우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은 지난시즌 라리가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FIFA클럽월드컵 우승을 이룬 레알이, 올여름 UEFA슈퍼컵과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까지 차지해  ‘1강’이 될 수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레알은 프리시즌 엘클라시코에서 졌지만 실전에서는 두 번 모두 완승을 거뒀다.


바르사가 네이마르 이탈로 MSN 트리오 해체를 겪어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아틀레티코 역시 올 시즌 선택과 집중은 ‘숙원’ UEFA챔피언스리그에 쏠려있다. 


레알이 앞서나가는 형국 속에, 바르사가 약해지면서 2위 이하 경쟁은 생각보다 혼전이 될 수 있다. 제3의 우승팀 등장은 어려울 수 있지만, 2017-18시즌 라리가 선두권 경쟁의 판도는 예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

▲ 레알은 수페르코파 우승으로 '1강' 가능성을 보였다.

# ‘레알 1강’ 치열할 2위 경쟁, 제3의 경쟁력은 세비야


지난2016-17시즌 전반기는 역대 어떤 시즌 보다 혼전이었다. 라스팔마스가 잠시 선두권에 있었고, 세비야는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현실적인 우승 가능권을 유지했다. 레알의 40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종식시킨 팀도 세비야였다. 


지난 5년 이전의 8시즌간 순위표를 보면,  비야레알이 두 차례 3위 이내 성적을 거뒀고, 세비야가 3위를 차지했다. 발렌시아는 총 네 차례 3위를 기록했는데, 2009-10시즌부터 2011-12시즌까지는 세 시즌 연속 3위에 올랐다. 당시 레알과 바르사 양강 외에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았다.


발렌시아는 싱가포르 재벌 피터 림이 인사하면서 대대적으로 투자했으나, 비효율적 운영이 이어져 여전히 고전하고 있다. 비야레알과 세비야는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우승권과는 거리가 있다. 세비야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혁신적인 전술로 2016-17시즌 돌풍의 중심에 올랐으나 한 시즌 만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으로 떠났다.


2017-18시즌 ‘3강’ 외에 주목할 팀은 지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한다. 4위 세비야, 5위 비야레알, 6위 레알소시에다드, 7위 아틀레틱클럽이 전통의 강호다. 유럽대항전 출전권을 얻은 팀들이다.


수장 에르네스토 발베르데를 바르사에 내준 아틀레틱클럽은 바스크 순혈주의 특성상 뚜렷한 전력 강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는 안달루시아에 있다. 지난시즌 셀타를 이끌고 라리가에서 바르사, 코파델레이에서 레알에 승리를 거둔 에두아르도 베리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칠레 대표팀에서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을 보좌하며 전술적으로 성장한 베리소 감독은 역동적이면서 실리적인 축구로 세비야에 승리 본능을 심고자 한다.


세비야는 지난시즌 핵심 선수인 비센테 이보라와 비톨로,아딜 라미, 마리아누 등을 이적시켰으나 놀리토와 헤수스 나바스(이상 맨체스터시티) 등 스페인 대표급 선수들과 이미 세비야 경험이 있는 에베르 바네가(900만 유로, 인터밀란)를 재영입했다. 


특히 덴마크 수비수 시몬 키예르(1,250만 유로, 페네르바체)와 콜롬비아 공격수 루이스 무리엘(2,000만 유로, 삼프도리아) 영입에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의외의 우승팀이 나온다면 가장 유력한 팀이다.

▲ 프랜차이즈 스타 헤수스 나바스 복귀를 비롯해 세비야는 알찬 영입에 성공했다.

#베티스-소시에다드-에스파뇰, 고춧가루 부대


또 다른 돌풍 후보는 세비야의 지역 라이벌 레알베티스다. 지난시즌 라스팔마스 돌풍을 이끌었던 키케 세티엔 감독이 부임했다. 


스쿼드 변화도 크다. 알라베스 임대 기간 빼어난 활약을 펼친 빅토르 카마라사, 바르사 유망주 크리스티안 테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하고 온 조르디 아마트와 안토니오 바라간, 멕시코 대표 베테랑 안드레스 과르다도 등이 전 포지션에 걸쳐 보강됐다. 아름다운 축구로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베티스가 우승을 넘보기는 어렵지만,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잡는데 성공한다면 라리가 순위 경쟁은 다시금 예상치 못한 혼전으로 빠져들 수 있다. 


에우세비오 사크리스탄 감독이 3년 차를 맞은 레알소시에다드의 조직력과, 키케 산체스 플로레스 감독 2년 차인 에스파뇰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비야레알은 늘 꾸준한 팀이다. 레알과 바르사, 아틀레티코 모두 안심하기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다. 라리가는 중계권 수익 배분 방식을 EPL 모델로 바꿨다. 부의 분배가 시작되면서 일부가 아니라, 모두가 흥미로울 수 있는 판으로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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